제6회 장애인문화예술제, 장애-비장애인 배우 함께 연극 등 공연

   
 
  8일 오후 7시 문예회관 소극장에서 열린 ‘제6회 장애인 문화예술제’ 중 연극 ‘사랑이 지나가면’에서 배우들이 연기를 펼치고 있다. 김동은 기자  
 
조명이 무대위를 비추자 장난기 가득한 이민철씨(34)의 얼굴이 진지한 모습으로 바꿨다. 1급 뇌경변장애를 가진 이씨는 휠체어를 타고 상대 배우와 최선을 다해 호흡을 맞췄다.

그동안 수없이 반복했던 대사에는 전문 배우만큼 감정이 묻어나왔다.

㈔제주장애인인권포럼, 제주장애인자립생활센터, 제주장애인야간학교 등 도내 장애인단체는 8일 오후 7시 문예회관 소극장에서 '제6회 장애인 문화예술제' 행사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를 위해 이들은 6개월이 넘는 기간동안 야간 연습을 병행하며 열심히 예술제 준비를 해왔다. 

이날 행사는 장애인 풍물패 '큰울림'의 길트기 풍물 공연과 노래패 '머리카락', 노래밴드 '허당보난'의 공연으로 행사가 시작됐다.

이어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 뮤직비디오 연극 '사랑이 지나가면'이 시작됐다. 이날 연극은 장애를 가진 청년이 비장애인 여성과 만나 사랑하다 부모님의 반대 등 세상의 편견으로 헤어지는 과정 등을 진솔하게 풀어냈다. 

이씨는 이번 연극에서 주인공 역할을 맡았다. 지난해 예술제에 이어 두 번째로 주연을 맡은 이씨는 "늦게까지 연습하다보면 피곤하기도 했지만 잘 할 수 있어서 보람차다"며 "이번 연극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장애인들을 이해하고 편견의 벽을 허물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극단 세이레 소속 전문배우인 여주인공 설승혜씨는 "장애인 센터와 인연이 있어 출연하게 됐다. 장애인과 호흡을 맞춰 연기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출연진 모두 열심히 연기에 임해 전문 배우만큼 너무 연기를 잘한다"고 칭찬했다.

총연출을 맡은 김원필씨(지체장애 1급)는 "그동안 집결하는 것에서부터 장소 섭외까지 힘든 부분이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며 "이번 예술제를 통해 장애인도 우리사회에 사는 '같은 사람'임을 알리고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동은 기자 kde@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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