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넓은 우물(廣井)'이란 한자말에서 유래한 광쟁이못은 규모가 550㎡나 되며 큰 광쟁이못과 작은 광쟁이못으로 구분돼 있다.


◈광쟁이못·벅스머리물·용못
 
 한경면 용당리사무소를 거쳐 광쟁이로 가는 길은 마치 조각품처럼 이리저리 휘어져 있다.밭과 밭사이는 잿빛 돌담 투성이.제주에 만리장성이 있다는 말처럼 거센 북풍을 막기 위해 쌓아 놓은 돌담이 여기 저기 널려 있다.

 돌담이 그물처럼 여기저기 퍼져 있는 모습은 뭍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풍광이다.

 광쟁이는 한자말인 광정(廣井)에서 비롯됐다.못의 크기는 550㎡되며 큰 광쟁이못과 작은 광쟁이못으로 구분돼 있다.

 수량은 비교적 풍부한 편.광쟁이못에서 솟아나는 용출수와 못 서쪽에서 흘러드는 물이 합쳐지며 큰 광쟁이 물이 넘치게 되면, 돌과 흙으로 된 둑을 거쳐 작은 광쟁이로 흘러들어 간다.

 이 못 역시 가뭄때 물걱정을 덜기위해 판 인공못이다.못 입구에는 1860년께 땅을 내놓은 이태흥씨의 뜻을 기린 공덕비가 세워져 있다.

 그러나 상수도가 개설되고 물 걱정이 사라진 탓인지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졌고 공덕비도 오랜 세월 풍파에 시달린 듯 비문을 거의 알아볼 수 없는 상태이다.

 제주환경운동연합 조사결과 이곳에는 차풀과 빗자루국화·사마귀풀·개기장·세모고랭이·부들·개구리밥·네가래·말 등의 식물과 물달팽이·붕어 등의 수생동물이 산다.

 벅스머리물은 법수지(法水池)라고도 한다.국도 12호선 옆에 자리잡고 있는 이 물은 원래 음용수로 사용했다.물이 깨끗하고 맛이 좋아 일제때는 일본군도 이 물을 먹었다고 한다.봉천수임에도 물구하고 마르는 일이 거의 없다.

 그래서인지 산간 마을인 한원리 주민들은 가뭄이 들어 물이 부족하면 물허벅을 지고 물을 길러 다니던 곳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일주도로를 확·포장하면서 면적이 3분의 1가량 줄어들었지만 수량은 아직도 풍부해 농업용수로 긴요하게 쓰이고 있다.

 용당리에는 마을을 상징하는 연못이 있다.용(龍)이 승천한 연못이라 해서 ‘용못’이라 불리우는 곳이다.마을 한복판 일주도로변에 위치한 이 못은 용당리 마을의 지명 유래를 간직하고 있다.

 이름이 말해주듯 오래 전에 용이 살다가 지금으로부터 약 500년전인 조선 인조때 승천했다는 전설이 담긴 못으로 인근 용수리와 함께 이 물을 중심으로 마을을 이뤘다.

 한때 300평을 넘던 이 연못은 새마을운동과 함께 일주도로 확장공사가 진행되면서 절반이상이 잘려나가 영영 사라질 위기에 처하기도 했었다.

 당시 아예 매립해 다른 용도로 사용하자는 의견이 많았지만 마을 원로들이 설촌의 유래를 갖고 있다며 매립에 극구 반대했다.지난 81년께 시계탑과 책읽는 소녀상을 설치하는 등 대대적인 연못정비사업을 거쳐 지금은 주민쉼터로 거듭나고 있다.

 용당리장 좌희관씨(55)는 “한때 매립의 위기를 겪었던 용못은 이후 주민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돼 지금은 마을의 역사와 궤를 같이 하는 곳으로 인식돼 누구나 연못살리기에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제주환경운동연합의 조사에 따르면 이곳에는 수련과 골풀·피막이·부들 등의 수생식물과 물달팽이·붕어 등이 서식하고 있다.<취재·사진=좌승훈·좌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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