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경 지능수사계 토착비리 사범 160여명 검거…"눈치만 봐도 알아"
야근·휴일 출근 등 힘든 생활…행정 개선 이뤄질 때 가장 보람

   
 
  제주해양경찰서 지능수사계. 왼쪽부터 오충희 순경, 현관용 경사, 김용은 계장, 강형석 경장, 고윤탁 경장(현관용 경사는 최근 형사계로 자리를 옮겼다.)  
 
"도내 지능형 토착비리를 척결하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22일 제주해양경찰서 지능수사계 사무실은 분주했다. 압수수색한 자료들을 일일이 확인하고 수사 자료로 만드느라 수사관들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현재 지능수사계에서는 기획 수사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다. 이날도 업무를 마무리하려면 밤 10시를 훌쩍 넘길 모양이다.

제주해경의 기획수사는 다양한 지능형 토착 비리사범을 잇따라 검거하며 활약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해기사 면허 부정발급, 무면허 어의사 등 16건·99명의 지능형 토착비리 사범을 검거했으며 연안어선 감척사업 보조금 횡령, 어촌계 패조류 투석사업 비리, 양식어장 정화사업 보조금 횡령 사건 등 각종 해양사업 비리 혐의로 7건·70명을 붙잡기도 했다.   

이같은 성과로 지난 9월에는 형사계 소속이던 기획수사팀이 지능수사계로 확대, 재편되기도 했다.

이같은 성과에는 배테랑 수사관들의 역할이 컸다. 중요 첩보를 활용해 정확한 증거를 확보하고 이를 혐의 사실로 입증해내기 위해선 치밀한 수사력이 필수적이다.   

지능수사계 반장 강형석 경장은 "기획수사를 한지 4년이 넘어가면서 이제는 눈치만 봐도 첩보 수집이 이뤄진다"고 말했다.

하지만 힘든 점도 많다. 기획수사가 보통 3개월 이상 진행됨을 감안하면 다른 부서보다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야근이 잦은 것도 모자라 주말·휴일도 반납해야 한다. 

지능수사계 막내 오충희 순경은 "현장에서 증거를 확보하고 체계적으로 입증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힘든 부분이 있다"며 "여자친구를 자주 만나고 싶은데 시간이 없어 자주 못 만나는게 제일 미안하다"고 토로했다.

또 학연·지연·혈연으로 얽힌 제주도의 특성 때문에 생기는 에피소드도 많다.

수사관들은 "늦은 밤에 전화와서는 '수사가 끝나면 제주에 살지 않을꺼냐'는 등 원망 섞인 전화를 받을 때도 종종 있다"며 "수사를 진행하다 보면 학교, 지역 관계자가 얽히지 않을 수 없지만 수사 과정에서는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김용온 지능수사계장(경위)은 "바쁘고 힘든 수사 일정을 따라와주는 수사관들에게 너무 고맙다"며 "수사결과로 행정에서 개선이 이뤄질 때가 가장 보람된다.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동은 기자 kde@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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