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이지 중 네 번째 동물…사람과 친숙한 동물로 지혜·영민함 상징
약한 존재감 예민한 청각으로 극복, 재빠름·재치로 시대 소통

2011년, 간지로는 신묘년(辛卯年)이다. 십이지 띠동물 중 사람과 가장 친숙한 동물이 깡충 걸음을 한다. 가뜩이나 퍽퍽한 요즘에 생장과 번창·풍요를 상징하는 토끼의 방문이 여간 반갑지가 않다.
토끼는 어린 시절 수도 없이 불렀던 동요 속에서, 삶의 지혜를 담은 전래 동화나 우화, 소설 속에서, 한 때 열풍이었던 엽기토끼 '마시마로'에서부터 스테디셀러 '플레이보이' 심볼인 토끼까지 정겹다 못해 익숙한 존재다.

   
 
 

▲ '화조영모도' 세부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 십이지의 토끼 '묘(卯)'
토끼는 십이지 중 네 번째 동물이며 동쪽 방향, 오전 5~7시, 음력 2월을 지키는 방위신이자 시간신이다.

토끼는 십이지 중 네 번째 동물이며 동쪽 방향, 오전 5~7시, 음력 2월을 지키는 방위신이자 시간신이다.

흔히 띠 동물을 지칭할 때는 묘(卯), 한자는 토(兎)로 통한다.

묘(卯)자에는 만물의 성장, 번창, 풍요를 뜻하는 상징적 의미가 담겼다. 이는 토끼의 속성이기도 하지만 농경민족의 특징이기도 하다. 달 속 계수나무 아래서 방아 찧는 토끼는 그냥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이들 상징성을 바탕으로 탄생했다.

토끼는 간을 빼앗길 위기에서 꾀를 내 목숨을 구하는가 하면 거북이와의 경주에서는 제 꾀에 빠져 혼 줄이 나기도 하고 우리 설화 속에서는 종종 호랑이를 골탕 먹일 만큼 기교가 많은 짐승으로 그려진다.

하지만 찬찬히 살펴보면 단순히 머리가 좋은 것만이 아니라 작고 힘없는 자신의 존재감을 지혜와 영민함으로 극복하는 긍정적 자세를 보여준다. 이런 행태는 약육강식의 시대를 사는 현대인들에게 '대리만족'의 기회를 제공한다.

# 토끼에 대한 궁금 타파
어린 시절부터 차곡차곡 친숙해진 기억 속 토끼는 어디든 빠르게 뛰어다닌다. 하지만 실제 토끼는 오르막에는 강하지만 내리막에는 약하다. 길고 힘 좋은 뒷다리로 오르막에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반면 내리막에서는 영 힘을 못 쓴다.

잘 놀라고 사람을 흔히 '토끼'에 비유하는 이유는 약한 존재감으로 자신을 지키기 위해 청각이 예민하고 주변 동정을 살피느라 깊은 잠을 자지 못하는 토끼의 습성 때문이다. '놀란 토끼'는 얼어붙은 듯이 가만히 큰 귀를 세우고 사방을 살피는 토끼의 모습에서 유래됐다. 놀라 눈을 크게 뜨는 모습을 보고 '토끼눈'을 연상하고, 어린 아기를 보살피느라 쪽잠을 자는 모습을 '토끼잠'으로 비유하는 것도 이런 의미에서 출발한다.

'새해 들어 첫 토끼날'은 장수를 빈다고 해서 남자가 먼저 일어나서 대문을 열어야 하고, 어부들은 출항을 하지 않으며 남녀 할 것 없이 명주실을 청색으로 물들여 팔에 감거나 옷고름에 매달아 두는 풍습이 있었다.

한꺼번에 여러 개의 좋은 기회를 얻었을 때를 가리켜 '두 마리 토끼를 잡다'는 은유를 하기도 하고 신중함을 강조하는 '교토삼굴(狡兎三窟)'이나 융통성 부족을 꼬집는 '수주대토(守株待兎)' 같은 사자성ㅇ도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이상과 동심, 재빠름과 재치, 소심함과 어리석음 등 토끼에 대한 수많은 은유와 상징은 시간을 건너 현재에도 유효하다.

# 역사의 흐름 속 신묘년
신묘는 육십갑자 중 28번째로 60년에 한번 돌아온다. 지난 신묘년들엔 무슨 일들이 있었을까. 1951년 신묘년은 6·25전쟁 후유증이 일파만파로 번졌던 한 해였다.

그 때의 아픔은 6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다 아물지 못했다. 다시 타임머신을 돌려 1591년은 임진왜란 발발 1년 전, 그 때만해도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던 수사 이순신이 전라 좌수사의 직을 하사받았던 해다. 1351년은 홍건적의 난, 751년은 김대성의 불국사 건설, 391년은 광개토왕이 보위에 오른 해로 기록돼 있다.

특별하다고 할 수는 없으나 빼놓으면 역사 속 연결고리가 어딘지 느슨해지는 '토끼를 닮은' 해였다.

 

토끼띠들의 새해 소망 릴레이

# 제주동초 5 부용호(1999년생) "구자철 선수처럼 될래요"

   
 
   
 
내게 가장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건 '축구'다. 친구들과 축구를 하고 있을 때면 행복한 기분이 든다. 요즘엔 겨울이라 추운 바람에 감기라도 들까봐 부모님이 걱정도 하시지만 축구하는 데에는 아무 상관이 없다. 오히려 하다보면 땀이 나기 때문이다. 
이제 3월이면 6학년으로 '맏형'이 된다. 형들이 졸업하고 나면 아쉬움도 크겠지만 형들이 열심히 한 것처럼 나도 열심히 해서 주장의 자리에도 서 보고 싶다. 그리고 올 해 열릴 축구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기도 하다. 만약 그렇게만 된다면 정말 기쁠 것 같다.
내 꿈은 제주유나이티드FC 구자철 선수처럼 훌륭한 축구선수가 되는 것이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 올 한해도 열심히 축구연습을 하는 것은 물론, 동생들에게 본보기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칭찬과 함께 꾸중도 많이 듣지만 그 때마다 속으로 '열심히 하자'라고 외친다. 훗날 국가대표선수로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 그 날을 생각하며 오늘도 내일도 열심히 축구장을 뛰어다닐 것이다.

 

# 제주대 3 홍성환씨(1987년생) "긍정적 마인드에 자신감을 더하자"
 

   
 
   
 

2011년 새해가 밝았다. 붉게 떠오르는 태양 앞에서 새해 소망을 묻는다면 '취업'을 얘기하는 나는 이제 4학년이 됨과 동시에 취업 준비생이다. 대학교 생활에 친구들과 즐거웠던 시간들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가며 '벌써 4학년이구나'라는 한숨을 쉬고 있다. 꿈 많고 포부도 큰 나지만 취업의 문턱에선 자꾸만 작아진다. 누구나 거쳐 가는 시기라곤 하지만 긴장된 마음을 감출 순 없다.
그러나 넋 놓고 걱정만 하는 대신 하루하루를 알차게 보내기로 다짐했다. 그리고 일 년 뒤 웃고 있을 내 모습을 상상해본다.
헬렌 켈러의 '낙관주의는 성공으로 인도하는 믿음이다. 희망과 자신감이 없으면 아무것도 이루어질 수 없다'가 떠오른다. 스스로에게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을 것이며 가끔은 채찍도 함께할 것이다. 또 지나간 시간에 후회와 섭섭함을 갖기 보다 앞으로의 일들에 대한 기대와 설렘으로 자신감 있는 한 해를 보내기로 스스로 약속해본다.

# 강수영 제주여성인력개발센터 관장(1975년생) "소외받는 여성이 행복한 한해가 되길"
 

   
 
   
 
2010년 다사다난햇던 한해였고 나 역시 쉽지 않았던 한해였던 것 같다. 어려움도 많았지만 그 때마다 여러 사람들의 도움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 그만큼 사람이 중요하고 모든 일에 중심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2011년 토끼해를 맞아 토끼가 긴 귀로 작은 소리를 잘 듣는 것처럼 작은 소리에 귀 기울일 줄 아는 따뜻한 지도자, 별주부전에서의 토끼 같은 지혜를 가진 사람이 되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건강하기를 소망한다. 특히 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일하다 보면 가정형편도 어렵고, 취업도 어려운 여성들을 만나게 되는데 요즘은 경제상황이 더 어려워진 것 같다. 그들이 가진 육아와 일의 병행이라는 무거운 짐을 덜어줄 제도나 뉴스가 많아지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고, 나도 여성들의 취업지원을 위해 한걸음 더 움직이도록 노력할 것이다.
신묘년, 사회경제적으로 소외받는 여성들이 행복해지는 한해가 되길 소망해 본다.

 

# 김진덕 도의원(1963년생) "생산적 대안·비전 제시해 나갈 것" 
 

   
 
   
 
토끼는 예로부터 행운과 행복을 가져다주고 지혜와 장수의 상징입니다. 2011년 새해에는 토끼의 기운이 제주도내 구석구석에 퍼져서 모두가 근심없고 먹고살만한 그리고 행복이 가득한 한해가 되기를 바란다.
또 새해에는 제주도의 갈등이 해소되어 서로서로 믿음이 싹터서, 먹고 사는 문제에 모든 관심과 역량이 집중될 수 있도록, 그래서 도민 여러분들의 어려운 주름살이 확 펴질 수 있기를 기원한다.
지난 한해를 돌이켜보자면  개인적으로 의미있는 한해였습니다. 도민 여러분들이 제주도를 위해 열심히 뛰어다닐 수 있는 기회를, 도의원으로 만들어주신 잊을 수 없는 해였기 때문이다.
지난해 도정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어왔다면 올해는 제주발전을 위해 보다 생산적이고 건설적인 대안과 비전을 제시해나가려고 한다. 또 정당을 가리지 않고 동료의원들과 중지를 모아 살기 좋은 제주안에서 도민들과 함께 지낼수있기를 바란다.

 

# 손뜻모아 봉사단 이옥련씨(1951년생) "나눔의 실천 생활화 된 사회를 꿈꾸며"
 

   
 
   
 
'나눔의 실천이 생활화됐으면 좋겠습니다'
2011년 토끼해를 맞아 내가 바라는 한가지다. 현재 '손뜻모아 봉사단' 고문으로 활동하며 장애인 시설등 여러 기관에 봉사활동을 나가고 있다.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봉사는 아니다. 그러나 내가 활동하고 있는 봉사단체를 비롯해 여러 단체들에 사람들의 많은 관심이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은 늘 항상 갖는다.
나의 작은 도움과 관심이 어려운 이웃들에게 웃음으로 다가감을 봉사활동을 통해 느꼈다. 그리고 그런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뿌듯한 마음이 드는 건 물론 스스로가 행복해진다. 또 스스로가 느끼는 행복감은 내 옆에 있는 가족과 친구들에게도 전해지며 모두를 웃게 했다. 함께 행복해질 수 있는 '나눔'을 실천하고 싶은 분들이라면 언제든 환영이다.
올해에는 많은 사람들이 많은 웃음을 달고 살았으면 좋겠다. 건강한 마음을 지닌 유쾌한 사회가 되길 기도하며 나를 알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행복한 한 해를 보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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