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조부문 당선

   
 
  ▲ 김영란 씨  
 

“…우리가 불빛들을 희망이라 말할 때/행성처럼 떠도는 비양도 어깨 위에/

 

등 뒤로 가만히 가서 손 한 번 얹고 싶다”

김영란씨(47·사진)가 2011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조 부문에 당선됐다.

김씨의 당선작은 ‘신한림별곡(新翰林別曲)’. 신인다운 신선함이 묻어나면서도 시상을 전개해 나가는 솜씨가 탁월하고 강한 주제 의식을 담고 있는 점에서 심사위원들의 눈도장을 받았다.

아이들을 키우고 난 뒤 습작처럼 글쓰기를 시작한지 7년여 만에 당선의 영예를 안은 김씨는 “누군가에게 길이 될 수 있었으면 바람의 첫 시작인 것 같아 기쁘다”며 안팎으로 도움을 준 가족들에게 영광을 돌렸다.

 

신한림별곡(新翰林別曲)

전갱이 잔뼈 같은 어젯밤 하얀 꿈도

북제주 수평선도 가로눕다 잠기는

은갈치 말간 비린내 눈이 부신 이 아침

바람소리 첫음절이 귤빛으로 물이 들고

닻들도 기도하듯 조용히 기대 누운

기우뚱 포구에 내린 오십견의 저 바다

우리가 불빛들을 희망이라 말할 때

행성처럼 떠도는 비양도 어깨 위에

등 뒤로 가만히 가서 손 한 번 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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