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에 만나는 착한가게<24> 제주시 노형동 칠억조

   
 
  제주시 노형동에서 칠억조를 운영하는 정형철 대표는 어려운 시기를 극복해가며 8년간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남을 돕는다고 하기엔 부끄러울 정도입니다. 그냥 나누다보면 좋은 일이 생길 것 같다는 희망 때문에 하는 것이죠”

제주시 노형동에 위치한 칠억조(七億兆)는 한우 전문점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지난 2009년 7월 제주도사회복지공동모금회로부터 착한가게로 선정된 사실을 아는 이는 드물다.
자신의 선행을 내세우기 싫어하는 정형철 대표(47)의 성격 때문이다.

칠억조가 문을 연 시기는 지난 1998년 3월이다. 1997년 12월 IMF 구제금융사건으로 무척 힘들었던 시기다.

가진 돈 없이 사업을 시작한데다, 손님까지 없어 적잖은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도민 모두가 힘들었던 만큼 일본 관광객을 겨냥했지만 사업을 정상화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러다가 4년 전부터 한우 전문점으로 영업방식을 바꾸게 됐는데, 그때부터 손님이 늘어나면서 매출이 오르게 됐다고 했다.

이처럼 힘든 시기를 거쳤기 때문에 어려운 이웃에 대한 관심도 남달랐다.

사회복지단체에 매월 정기적으로 성금을 기탁하고 있지만 그에게는 늘 부족하게만 느껴졌다.

그래서 연말에도 남몰래 사회복지단체에 성금을 전달하는 등 8년간 꾸준히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또 자라나는 청소년들을 위해 학교에도 수시로 장학금을 전해주며 이웃사랑을 조금씩 키워나가고 있다.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누다보면 언젠가는 좋은 일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있어서다.

정 대표는 “어떤 보상이나 대가를 바라고 남을 돕는 이는 없을 것”이라며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누다보면 어려운 이웃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고 스스로도 만족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비리 문제로 줄어드는 온정에 대해서도 안타깝다고 했다.

그는 “다른 지역에서 벌어진 비리 문제로 제주까지 타격을 입고 있는데, 하루빨리 온정의 불씨가 되살아나길 바란다”며 “온정이 줄어든다면 주위에 있는 어려운 이웃들만 고통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회복지시설이나 단체에 종사하는 분들은 사업을 하는 나와 달리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뛰어다니는 진정한 봉사자”라며 “일부의 잘못을 가지고 모두를 평가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몸소 실천하는 봉사를 하지 못한 것이 가장 부끄럽다는 그는 “모두가 힘든 시기인 만큼 새해에는 더 많은 이웃을 돕고자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 지금보다 더 열심히 삶을 살아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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