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에 만나는 착한 가게] (25)동양난농원 대표 박덕기 대표

   
 
  동양난농원 박덕기 대표는 “여유가 된다면 더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노력하고 싶다”고 말한다. 김동은 기자  
 
"부끄러워요. 소리없이 남을 도와주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요"

지난해 12월15일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착한가게 112호점에 동참한 제주시 오라3동 동양난농원 박덕기 대표는 연신 부끄럽다며 얼굴을 붉혔다. 자신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데 나를 취재해서 뭐할 것이냐며 손사래치기도 했다. 

전라도가 고향인 박 대표는 지난 30년동안 꽃집과 화원 등을 경영하며 외길을 걸었다. 타지에서 왔다는 설움도 많았지만 억척스럽게 일을 했다.

박 대표는 "제주에 온지 40년이 넘었다. 그동안 주변을 돌아볼 시간없이 그저 앞만 보고 살았다"며 "그동안 나눔에 대해 잘 알지도 못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던 그녀가 '나눔'에 대해 새롭게 눈을 뜨게 되는 계기가 생겼다. 5년전 강한 돌풍에 농원 비닐하우스가 전부 날아가는 사고를 당하면서다.

비닐하우스는 도로 위로 무너져 내렸다. 그나마 다행히 차량 사고 등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큰 사고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박 대표에게 이번 사고는 충격 그 자체였다. 

실의에 빠진 박 대표를 건져낸건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었다. 사고 직후 공무원을 비롯해 이웃들도 한마음으로 박 대표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박 대표는 "당시 많은 사람들이 도로 위에 무너진 비닐하우스를 정리하고 물건들을 인근 창고로 옮겨줬다"며 "사람은 절대 혼자 살 수 없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너무 고마웠다"고 말했다.

사고 이후 남모르게 곳곳에 기부 활동을 시작했다. 

착한가게에 동참하게 된 이유 역시 적은 액수지만 정기적으로 나눔을 실천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었다.

박 대표는 "동양난농원을 함께 운영하는 가족들도 나눔 활동에 만족해 한다"며 "특히 아들들은 우리가 조금씩 아껴서 남을 도울 수 있다는게 얼마나 좋은 일이냐고 말할 정도"라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나누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닌 것 같다. 여유가 된다면 더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노력하고 싶다"며 "앞으로도 열심히 생활하고 나누면서 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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