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이독경(牛耳讀經). 쇠귀에 경 읽기란 뜻으로, 아무리 가르치고 일러 줘도 알아듣지 못함을 이르는 말이다.

고창후 서귀포시장은 지난해 7월 취임 이후 줄곧 간부회의 등을 통해 현장 행정을 강조하고, 서귀포시 공무원 사회의 변화를 주문하고 있다.

특히 고 시장은 지역갈등 해소와 각종 주민불편 사항을 빠르게 해결하기 위해 공무원이 출·퇴근하면서 주민 불편 사항 등을 파악해 관련 부서로 전달해 처리하도록 하는 작지만 '현장견문보고'와 '출근전 현장확인제' 등을 도입했다.

하지만 서귀포시 공직사회는 아직도 시민을 위한 조직이 아닌 공무원 자신을 위한 조직으로 시민에게 비춰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민원 접수를 위해 서귀포시에 전화하면 "담당부서가 아니다. 담당부서로 전화를 돌리겠다"라거나 "담당부서 전화번호를 알려줄테니 그쪽으로 전화해라"란 답변을 듣는 것은 당연한(?) 일이된지 오래다.

출·퇴근하면서까지 주민 불편 사항을 찾아내 개선하지는 못할지언정 시민이 제보한 귀찮은(?) 민원을 떠넘기려고만 하는 모습이 씁쓸하다.

물론 나름대로 공무원도 사정은 있을 것이다. 자신의 말을 들어주지 않는다며 욕을 하는 민원인과 앞뒤 사정은 말하지 않고 민원을 빨리 처리하지 않는다고 다그치는 시민도 있을 것이다. 시민은 행정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에 공무원에게 요구하는 것이다.

이런 서귀포시 공직사회를 보면서 서귀포 공직사회를 변화시키느니 '차라리 쇠귀에 경 읽는 것이 쉬울 것'이란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시장 지시 사항 가운데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 투표 등 '눈에 보이는 것'은 앞다퉈 한다. 서귀포시 공무원 스스로가 먼저 티나지 않는 민원까지 '내 일'처럼 발벗고 나서서 처리하는 조직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