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TV에서 한라산 정상의 훼손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는 뉴스를 보았다.그 뉴스가 나온지 얼마되지 않아 우근민 도지사가 시민단체 및 언론사 관계자들과 함께 헬기를 타고 한라산 정상부근을 둘러보고,또한 훼손된 정상부근을 직접 걸어서 답사하는 모습을 언론을 통해 볼 수 있었다.

 때늦은 감이 없진 않았지만 민족의 영산이라고 하는 한라산을 지키고,허물어지고 훼손된 한라산 정상의 부분들을 다시 복구하는 일,더이상 훼손되지 않도록 대비책을 세우는 일들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국회 행정자치위원회의 제주도 감사에서도 모 국회의원의 질의내용에 한라산 훼손과 케이블카 설치 문제점 등을 지적하면서 한라산은 제주도민의 산일뿐만 아니라 우리 민족의 영산이라는 사실을 기억하고,도민의 여론만을 앞세우기 보다 신중하게 일을 처리해 달라고 하는 주문도 있었다.

 우리나라의 국립공원의 지정목적을 살펴보면 크게 두가지이다.하나는 국민의 휴식처·여행지 또는 레크레이션 활용지로 이용하는데 목적이 있는 반면에 다른 하나는 수려한 자연환경을 ‘보호’한다는 상반되는 목적을 갖고 있다.

 이에 비해 미국,캐나다등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국립공원은 손상되지 않도록 원래의 상태를 보호함으로써 후손에게 잘 전해주어야 하는 자연자원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미국은 이를 위해 ‘자연환경해설’이라는 개념을 도입한 방문객 중심의 국립공원관리제도를 택하고 있다.

 ‘해설’이란 방문객들에게 단순한 정보제공 차원을 넘어 그 이면의 의미까지 볼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인데 공원측은 이를 위해 다양한 해설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는 것이다.예를 들면 공원안에 ‘해설가(Interter)’를 두어 방문객들에게 공원에 대한 가치를 느끼게 하고 자연유산의 보호에 대한 필요성을 자각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가을 단풍이 아름답기로 소문난 한라산 영실을 지난 10월 교회의 몇몇 사람들과 함께 다녀왔다.영실입구에서 입장료만 내고 통과하는 것으로 그쳤지 어떤 안내책자나 협조요청등 주문이나 도움을 받은 사실은 없었다.주차장을 지나 조금 올라가보니 먹거리를 파는 매점이 있을 뿐 어떤 가이드나 시설(예를 들면 비지터센터-방문객을 위한 안내건물)등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국립공원인 한라산이 훼손된 후에 복구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을뿐만 아니라 그 복구하는 일 자체도 쉽지 않음을 안다면 더 이상 훼손되지 않도록 방문객(등산객)의 도움을 미리 요청하고 그들을 배려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미국의 국립공원에서는 공원정문을 지날때면 방문객에게 공원측은 어김없이 공원의 역사·특징·생태계 등의 컬러사진과 곁들여 상세하게 수록한 2∼3종의 팜플릿을 제공한다고 한다.또 공원 곳곳에 중요한 지점마다 설명과 그림 또는 사진을 곁들인 해설표지판을 세워놓은 것을 볼 수가 있다.

 제주도에서도 선진국에서 활용하고 있는 국립공원의 해설기능을 더욱 광범위하게 도입했으면 하는 바램이다.알기쉬운 시각적 ·청각적 도구나 책자,표지판,팜플릿 등을 개발해야 하고 또 자연학습이나 환경교육,생태연구활동 등의 서비스를 통해 방문객들이 한라산 국립공원을 효과적으로 탐방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다.그래야 한라산이 더 이상 망가지지 않고 우리 민족의 영산으로,제주도민의 가슴에 영원히 남아 있는 고향으로서의 한라산 모습을 올바르게 세워질 수 있으리라 믿는다.<이정훈·모슬포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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