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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건축물<56>] 무회건축연구소 '청재설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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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11-06 (월) 01:40:02 | 승인 2000-11-06 (월) 01:40:02 | 최종수정 (월)
◀ 무회건축이 설계한 청재설헌은 기존 건축물과 새로운 건축물과의 자연스런 질서가 조화를 이룬다.<김대생 기자>

 자연은 무질서해 보이지만 고도로 복잡하고 다양한 질서체계의 복합체이다.우리 인간이 이런 자연의 질서체계에 또다른 질서를 부여하는 일 가운데 하나가 건축활동이다.그래서 건축을 일컬어 공간을 세우고,공간은 인간의 질서를 세운다고 말하는지도 모른다.

 우리 인간이 자연이라는 질서 위에 세운 건축이라는 질서.그 질서는 다시 건축물끼리도 질서를 갖도록 만든다.이는 건축물도 생명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건축물은 움직이지 않는 피조물로 보일 뿐이지 그들대로 삶을 산다.나름대로 생명을 지닌 건축물은 그들끼리 질서를 만들어낸다.그러나 그 질서에는 조화와 규범이 따르게 마련이다.순박하고 나지막한 건물군이 들어선 지역에 하늘 높이 치솟아 스카이라인을 강조하는 건물이 하나 들어선다면 그것은 건축질서를 파괴하는 행위가 된다.경복궁내에 있는 민속박물관의 경우도 전통건축의 장점만을 집어넣어 만들었다가 오히려 주위의 건축질서를 파괴하고 있다는 질타를 받고 있다.기존질서와 새로운 질서와의 호흡이 중요한 이유는 거슬림이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서귀포시 토평동에 있는 민박집 ‘청재설헌’(설계 무회건축·대표 김재관)을 찾으면 기존질서와 새로운 질서와의 자연스런 만남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읽게 된다.

 청재설헌은 그 이름이 풍기는 멋을 그대로 닮았다.이 곳은 한라산 중턱에 자리한 그야말로 한라산과는 이웃이다.군데군데 깨져 있는 시멘트포장길을 한참 내달려야 만날 수 있는 산속의 민박집이다.청재설헌은 사각형의 면과 직선으로만 세워졌으나 둥근 한라산을 배격하지는 않는다.왜냐하면 소위 ‘튀지 않아서’이다.여느 바닷가에서 만나게 되는 화려한 민박집의 모습은 없다.아주 낮은 자세로 숲 속에 파묻혀 있는 느낌이 좋다.

 청재설헌은 자연의 질서를 깨지 않으면서 기존건물과의 질서도 깨트리지 않는다.1층 슬라브 건물을 그대로 둔 채 새로운 건물이라는 공간을 만들었지만 거부감은 찾을래야 찾을 수 없다.건축주 김주덕씨가 세상을 뜬 남편과의 인연을 그대로 간직하고 싶은 마음에서 기존 건물을 지켜달라고 한 요구가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놓은 것이다.

 건축가 김재관씨는 “건축에는 순환체계가 있다.새로 만들어지는 건물이 기존공간에 들어갈 경우 장애가 돼서는 안된다.청재설헌도 새로운 환경을 만든 것은 아니다.새로 만들어지는 건물이 기존질서에 거부감 없이 끼어들어 가도록 하는데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청재설헌의 외장재료는 노출콘크리트를 사용했다.다소 묵직한 기분이 들지만 산 속이라는 느낌과 잘 어울린다.

 청재설헌의 동쪽으로 난 계단을 따라오르면 남북으로 길게,동서로 길게 건물이 늘어서 있다.남북으로 길게 난 건물에는 객실만으로 이뤄졌으며,동서로 뻗은 건물은 객실 1곳과 갤러리가 들어서 있다.그러나 각 건물이 따로 놀지 않는다.각 건물군의 연결고리로 콘크리트 구조물이 활용되고 있다.

 특히 동쪽으로 쭉 뻗어있는 축대와의 균형을 고려,갤러리 동편으로 노출콘크리트로 만든 일종의 열주형식의 벽면을 늘어놓았다.

 이 곳에는 그 흔한 TV도 없다.쉬면서 자연을 즐기거나 그것에 지치면 갤러리에서 예술가들의 작품을 감상하면 그만이다.

 청재설헌을 계속 보고 있으면 건축가 김중업씨가 생전에 남긴 말이 와닿는다.“자연속에 건축이,건축속에 자연이 서로 감싸고 꿰뚫어 조화롭게 호흡하는 모습이란 인간이 이루어놓은 극치라고 할 것이다.건축을 ‘질서의 샘’이라고 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김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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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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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임 2007-06-30 03: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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