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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문화마루] 8명의 사람 책을 만나다조양호 (씽크카페 기획코디네이터)
조양호
입력 2011-03-02 (수) 09:41:13 | 승인 2011-03-02 (수) 09:41:13

   
 
   
 
2011년 2월 19일 오후2시, 제주대학교 앞 한 카페에 8명의 사람 책이 모였다. 이 8명의 사람책의 직업의 다양했다. 공정여행 기획자, 테크니컬 라이터, 갤러리 관장, 도시문화공동체 대표, 대안학교 선생님, 제주문화콘텐츠 제작자, 카페지기, 사회적 기업 등. 공통점이 있다면 오랫동안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일과 꿈, 행복의 조화를 찾아오신 분들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이분들은 모두 제주에 살고 있다.

8명의 사람 책이 모인 카페에 24명의 10대와 20대 젊은이들도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들이 카페를 찾은 목적은 8명의 사람 책을 읽기 위해서이다. 엄밀하게 말하면 사전에 인터넷으로 대출을 신청한 세 사람의 사람 책과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서 카페에 모인 것이다. 그렇다. 2월 19일 오후, 제주에서 3시간 동안 살아있는 도서관이 열린 것이다. 이 도서관의 이름은 '리빙라이브러리 in 제주'이다.

몇 해 전부터 한국에도 전파되기 시작된 '리빙라이브러리'는 덴마크 출신의 사회운동가인 로니 에버겔이 2000년 한 뮤직 페스티벌에서 창안한 이벤트성 도서관이다. 유럽에서 시작해서 전 세계로 퍼져나가고 있는 '리빙라이브러리'는 책 대신 사람을 빌리고, 글을 읽는 대신 사람과의 대화를 통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편견과 선입견을 없애고, 삶의 지혜를 얻고,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는 행사이다.

누구나가 사람 책이 될 수 있다. 꼭 사회적으로 유명한 사람이거나 경제적으로 성공한 사람만이 책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자신만의 분야를 개척하면서 즐겁게 살고 있는 사람, 어려운 역경을 이겨낸 사람, 평범하게 살아온 사람들도 모두 책이 될 수 있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누구나가 하나의 이야기를 품고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 행사를 기획한 곳은 제주의 대학생과 직장인들로 구성된 모드락(Modrak)이라는 모임이다. 모드락은 모여 있는 모양을 뜻하는 제주 사투리이다. 이 행사는 처음 세 사람의 대화에서 시작되었다. 세 사람은 이제 막 사회에 진출하고자 하는 젊은이들이 토익공부나 공무원시험에만 열중하고, 정말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열정을 바치는 경우는 많지 않다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그런데 사실 우리가 이번에 초대한 사람 책처럼 제주에도 평범하지는 않지만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행복을 찾아가는 많은 사람들이 이미 있다. 그렇다면 그런 사람들과 만나게 해주는 것만으로도 뭔가 인생의 계기를 마련해주지는 않을까라는 소박한 생각에서 리빙라이브러리는 시작되었다.

'리빙라이브러리 in 제주'는 한번으로만 끝나는 일회성 행사는 아니다. 다음에는 어떤 주제로 어떤 사람들과의 만남을 주선할지 현재 모드락 멤버들은 즐거운 상상들을 해보고 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 자체만으로도 무한한 상상력과 열정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20대를 위한 인문학 강좌, 육지의 젊은 친구들을 초청하여 제주의 사람 책을 만나러 다니는 도서관 여행, 제주의 올레길과 숲길을 벗 삼아 이야기를 나누는 워킹 라이브러리도 가능하지 않을까? 리빙라이브러리라는 행사는 사실 계기일 뿐이고 모드락이 진정 바라는 것은 제주의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자리, 서로간의 편견과 선입견을 없애고 일과 꿈, 행복을 조화시킬 수 있는 대화의 시간을 지속적으로 마련해보는 것이다. 그 안에서 새로운 제주의 문화와 에너지가 생겨나기를 기대한다.   /조양호 (씽크카페 기획코디네이터)

조양호  webmaster@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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