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현장]뜨거운 열정과 실력으로 노익장 실버밴드

   
 
  ▲ 60세 이상 노인들로 구성된 실버밴드가 20일 제주도노인복지관 3층 대강당에서 연습하고 있다. 실버밴드는 도민과 사회소외계층 등을 위해 다양한 음악봉사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달초 창단 실버밴드 다양한 음악 선사하기 위해 연습 한창
드럼·기타·색소폰 등 30년 이상 베테랑…음악 통한 봉사 나서

"음악에 대한 열정에 나이가 상관있나요. 봉사하는 마음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기쁨과 희망을 주는 공연을 선사하고 싶어요"

20일 오후 3시 제주특별자치도노인복지관 3층 대강당. 백발의 노인들이 드럼과 기타·색소폰·포크션·건반 등의 다양한 악기를 연주하며 서로간 음정과 박자를 맞추고 있다. 제주에서 유일한 실버밴드들이 오는 24일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서 공연을 앞두고 연습이 한창이었다.

실버밴드는 색소폰(알토와 테너), 포크션, 드럼, 클래식기타와 일렉트릭기타, 베이스기타, 건반 등 9명으로 구성됐으며 이들의 나이는 모두 60세 이상이다.

실버밴드 단장을 맞으며 포크션을 연주하는 이재선 할아버지(70)는 "50년 동안 음악과 함께 살았고, 이젠 나이가 들어 소외계층에게 희망을 주는 음악을 하고 싶었다"며 "다행히 훌륭한 맴버들이 참여해 실버밴드를 만들어 제 2의 음악인생을 살게 됐다"고 말했다.

또 "특히 실버밴드는 양로원, 경로당, 교도소, 복지시설, 병원 등에서 소외계층과 평소 음악을 접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공연을 펼칠 계획"이라며 수십년간 쌓아온 실력을 재능기부로 봉사하고 싶다는 마음을 밝혔다. 

실버밴드에 참여한 할아버지들은 음악경력이 30~50년인 베테랑으로 개개인의 실력에서는 전문밴드와 견주어도 뒤처지지 않는 실력을 갖추고 있다.

   
 
  ▲ 60세 이상 노인들로 구성된 실버밴드가 20일 제주도노인복지관 3층 대강당에서 연습하고 있다. 실버밴드는 도민과 사회소외계층 등을 위해 다양한 음악봉사에 나설 계획이다.  
 

실버밴드는 지난달초 구성돼 호흡을 맞추는 시간이 짧았지만 이날 연습에서도 '베사메무초'와 '나는 행복한 사람', '도라지 타령' 등을 연주하며 어느 파트가 틀렸지, 어떻게 고쳐야하는지 등을 바로 알고 맴버들 스스로가 아름다운 음악으로 맞춰가고 있었다.

실버밴드는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악을 선사하기 위해 재즈부터 라틴음악, 타령, 대중가요, 팝송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선사하기 위해 맹연습중이다.

테너색소폰을 맡고 있는 차기택 할아버지(61)는 "나이가 들어 실버밴드에 참여하면서 음악에 대한 깊이와 여유를 생겼고,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악을 하게 됐다"며 "음악은 정년퇴직이 없다. 건강할 때까지 실버밴드 구성원으로 공연봉사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실버밴드 맴버들은 공연봉사에 그치지 않고, 제주도노인복지관에서 난타교실과 기타연주교실 등 다양한 악기연주교실에서 선생님으로 참여, 자신들의 재능을 나눠주는 봉사를 통해 많은 노인들에게 음악이라는 새로운 재미와 삶을 가르쳐주고 있다.

기타를 맡고 있는 임원식 할아버지(62)는 "음악으로 많은 사람들과 만날 수 있어 매우 기분이 좋다. 우리의 음악을 원한다면 어디든 연주하겠다"며 "노인복지관에서 기타를 가르치면서 수강생 어르신이 배우겠다는 일념인 젊은 사람을 뛰어넘는 모습을 보면서 본인이 존경스러움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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