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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문화마루] 꽃과 함께 축제도 활짝 피겠지만…제주현대미술관 강권용
강권용
입력 2011-03-30 (수) 10:04:09 | 승인 2011-03-30 (수) 10:04:09
   
 
  ▲ 강권용  
 
바야흐로 봄이다. 유독 눈 많고 꽃샘추위가 잦은 해였지만 오는 봄을 막지는 못할 것이다. 제주엔 벌써 유채꽃이 활짝 꽃망울을 터트리고, 수많은 나무와 풀이 봄기운을 받아 제 모습을 뽐내기에 여념이 없다. 이맘때가 되면 서서히 사람들의 발길이 밖으로 향하고 이에 뒤질 새라 각 지역에선 많은 먹거리, 볼거리 행사가 열리기 시작한다. 즉, 축제의 계절이 시작된 된 것이다. 구제역으로 인해 많은 축제와 행사가 취소되었던 터라 대부분의 지자체에선 이런 저런 행사들을 열어 관광객 끌어 들이기에 전력을 기울일 것이다.

축제는 페스티벌(festival)과 같은 말로 종교적인 의례인 신의 탄생일이나 종교적 사건을 기념하기 위해 행해지던 것이다. 이 용어는 근래에 들어 회자되고 있으나 우리에겐 잔치라는 것이 더 자주 쓰였고 그 범위 또한 공동체로 한정되었다. 잔치는 마을 경사를 함께 치루며 즐기는 행위를 통해 공동체의 동질감을 갖는 중요한 의례라 할 수 있다.

이에 반해 우리가 축제라 부르는 전국의 수백 개의 행사는 많은 예산이 투입되고 관광수입 증대 또는 지역특산물 판매를 위한 것이 주를 이루고 있다. 축제가 갖는 지역의 전통을 기반하거나 공동체의 대동(大同)성을 위한 경우는 찾아보기가 힘든 모습이다.

필자는 작년에 네팔의 무당을 조사한 적이 있었다. 그 과정에서 '저나이 푸르니마(Janai Purnima)'라는 종교의례를 조사하였는데 전통을 기반으로 한 축제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저나이 푸르니마'는 음력 7월 15일에 행해지는 힌두교 의례로 'Janai'는 몸에 걸치는 성스러운 실을 뜻하며 'Purnima'는 '보름달'을 의미한다. 시기적으로 우리의 백중에 해당하며 의례이자 축제이다. 제의가 벌어지는 곳은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에서 차량으로 4시간 산과 계곡을 지나 도착한 '툴루파셀'이란 마을로 몽골계의 따망족이 살고 있는 곳이었다. 제의 전날 무당이라 불리는 '본보'의 집에서 전야제를 치른 마을 주민들은 힌두교 최고의 신 비슈누(Visnu)의 화신인 '나라얀'인 거처하는 '나라얀탄'이란 산의 꼭대기에 위치한 사원을 향하였다. 비가 오는 가운데도 긴 행렬을 이뤄 세 시간 넘게 산을 올라 '나라얀탄' 입구에 도착하여 보니 수천 명의 산 아래 주민들이 몰려와 '나라얀' 신을 위해 준비해간 제물을 바치고 탑을 돌며 가족의 안녕을 빌었다. 남녀노소 구분 없이 비를 맞으면서도 산꼭대기까지 올라온 그들은 난장을 열어 술을 마시고 음식을 먹고, 물건을 사며 즐거운 한 때를 보내고 있었다. 척박한 히말라야의 산언저리에 사는 그들에게 있어서 매일 매일의 노동에서 해방되는 이날은 젊은 청춘남녀에게 있어서는 공개적인 만남의 장이 이루어지는 날이기도 하였다. 마을에서부터 꽃단장을 한 10대 후반의 처녀들은 비가 오는 데도 형형색색의 옷을 입고 산을 으르면서 즐거운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사원에서 제물을 바치고 탑을 돌고 내려와 어울리는 모습을 보며 '삼국유사'에 나오는 '김현감호(金現感虎)' 설화가 눈앞에서 벌어지는 모습을 경험하게 하였다.

위의 네팔 의례는 종교적 요소가 강하여 우리와 비교하기에 무리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전통을 바탕으로 그들의 문화가 보존되며 공동체가 유지되는 모습은 자본논리를 바탕으로 기획된 축제가 많은 부작용을 낳고 사라진다는 면에서 제주 전통문화에 기반을 둔 지역공동체가 주체가 되는 잔치들이 유채꽃 마냥 이곳저곳에서 만개하기를 기대 해 본다.   제주현대미술관 강권용

강권용  webmaster@jemin.com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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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js 2011-03-30 17:18:26

    멋진 글 잘 보고갑니다.
    요즘 여러모로 고생이 많으시죠 앞으로 2주 반 남았군여 동안 잘 부탁 드릴께요 늘 행복하시고 많이웃으시길 ... .. .
    교육원에서도 총학생장을 맡게돼어서 7대경관 홍보에도 전 교육생 354명에게 일 3회 투표하도록 하고 있답니다. 우리직원들도 적극참여당부드립니다. 수원 교육원에서 김장생 부터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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