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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분노'로 풀어낸 4·3의 기억들제주4·3연구소 30일 열 번째 증언본풀이 개최
강승남 기자
입력 2011-03-30 (수) 18:21:39 | 승인 2011-03-30 (수) 18:21:39

박두선씨 "지금도 공항가는 버스 타기 싫어"
강조행씨 "누명쓰고 투옥 고문 후유증 고통"
양상준씨 "형님 두 분 한맺힌 삶 마감 분노"

30일 제주특별자치도문예회관 소극장에서 '통곡의 세월-62년만의 재회'를 주제로 열린 열 번째 4·3 증언본풀이 마당. 이곳에서 4·3의 광풍 속에 삶과 죽음의 문턱을 수차례 넘나들었던 3명의 생존자들이 잊을 수 없는 당시의 기억들을 하나 둘 풀어놓았다.

남도의 땅 제주를 혼돈 속으로 몰아간 '제주 4·3'. 이로 인해 희생당한 누군들 억울함이 없겠는가?. 이날 4·3을 직접 겪은 증언자들은 때로는 눈물로, 때로는 분노로 당시의 끔찍했던 기억들과 피맺힌 절규 속에 죽어가야 했던 희생자들의 한을 드러냈다.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겪은 공포와 아픈 기억을 60년 세월동안 입을 굳게 다문 채 살아와야 했던 이들. 지난 2008~2009년까지 이뤄진 제주국제공항 2단계 유해발굴을 통해 가슴속에 묻어뒀던 가족을 찾고 나서야 입을 뗐다.

   
 
  ▲30일 제주특별자치도문예회관 소극장에서 ‘통곡의 세월-62년만의 재회’를 주제로 열린 열 번째 4.3증언본풀이 마당에서 3명의 생존자들이 증언을 하고 있다.  박두선씨 /강승남 기자  
 
그나마 유해라도 찾을 수 있었던 이들의 목소리는 그러지 못한 다른 유족들에 대한 미안함이 4·3으로 신혼의 단꿈을 잃었던 박두선씨(88·여)가 처음으로 어렵게 입을 열었다. 일본에서 오랫동안 생활했던 탓인지 가끔 말문이 막히고 눈물을 흘렸지만 그날의 아픈 기억만은 생생하게 떠올렸다. 

박씨는 "당시 관덕정 마당에서 다른 사람들과 시동생이 조카와 저를 알아보고 손을 흔들었는데 그 것이 마지막이었다"면서 "양력으로 10월1일, 그날 시동생 제사를 지내고 있고, 지금도 공항으로 가는 버스를 타기가 싫다"고 눈물을 훔쳤다.

이어 "당시 무서워서 제주를 떠나 일본으로 도망쳤다"며 "그러나 남편은 경찰에게 매를 맞아 등을 다쳐 13년 동안이나 약을 먹어야 했다"고 말했다.

   
 
  ▲ 30일 제주특별자치도문예회관 소극장에서 ‘통곡의 세월-62년만의 재회’를 주제로 열린 열 번째 4.3증언본풀이 마당에서 3명의 생존자들이 증언을 하고 있다.  강조행씨 /강승남 기자  
 
두 번째 본풀이에 나선 강조행씨(88)는 "경찰에 억울하게 잡혀가 전기고문을 받고 신엄지서를 습격했다는 누명을 쓰게 됐다"며 "광주로 이송돼 재판을 받고 48년 12월31일 석방됐다"고 밝혔다.

강씨는 "석방 후 8개월 동안 광주에 머무르다 고향에 돌아오니 여동생은 경찰에 의해, 남동생은 대한청년들에 의해 희생당했다"면서 "큰아버지와 사촌형님도 돌아가셨고, 나 역시 고문 후유증으로 지금도 고통받고 있다"고 털어놨다.

마지막 증언에 나선 양상준(74)씨는 "4·3으로 둘째 형님 내외분과 딸, 작은 형이 억울하게 희생당했다"면서 "겨우 목숨을 건진 큰 누님마저 6·25로 서울에서 돌아가셨다"고 말했다.

특히 양씨는 "귀순하면 석방해주겠다는 말을 믿고 귀순했는데 둘째 형님은 비행장 철조망에, 작은 형은 인천소년형무소에서 한 맺힌 삶은 마쳐야 했다"고 분노했다.

그러면서도 양씨는 "그나마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둘째 형의 시신을 찾게 돼 고맙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증언 본풀이장에는 부산대학교 예술문화영상

   
 
  ▲ 30일 제주특별자치도문예회관 소극장에서 ‘통곡의 세월-62년만의 재회’를 주제로 열린 열 번째 4.3증언본풀이 마당에서 3명의 생존자들이 증언을 하고 있다.  양상준씨 /강승남 기자  
 
학과 학생과 교수 60여명이 찾아 눈길을 끌었다.

신동욱 학과 회장은 "정기적으로 역사·문화 답사를 다니고 있다"면서 "이번에 제주 4·3주간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이곳을 찾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1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답사를 통해 믿을 수 없는 제주의 슬픈 역사를 알게 됐다"며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젊은 세대로 제주 4·3에 대해 보다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돌아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강승남 기자 ksn@jemin.com

강승남 기자  stipoo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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