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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문화마루] 매화에 봄소식을 묻다소암기념관 큐레이터 이경은
이경은
입력 2011-04-06 (수) 10:15:51 | 승인 2011-04-06 (수) 10:15:51
   
 
   
 
우연히 미술월간지를 뒤적이다가 지난 2월에 서울 공아트스페이스화랑에서 문봉선 선생의 개인전 <문매소식(問梅消息)>열렸었다는 소식을 뒤 늦게 접했다.

평소에 문봉선 선생이 제주출신이라 더 관심 두고 있었는데 이미 봄기운이 완연한데 뒤 늦게 뒷북치는 격이라 이 글이 무안하기 짝이 없다. 몇 년전 학고재화랑에서 열렸던 <사군자전>을 다녀온 기억을 떠 올리며 최근에 들어 부쩍 전통적인 소재에 전착하고 있는 선생의 작업이 무척 흥미롭다.

그동안 문봉선선생은 오랫동안 전통을 되살리기 위한 노력들을 해왔다. 이를테면 수묵 실경산수화나 사군자들이 그것이다. 아무튼 문봉선 선생의 작품을 보면서 현대에 와서도 문인화의 개념이 여전히 유효한 것인지, 오늘날의 있어서 문인화란 어떤 위치를 갖는지 되짚어 보게 한다.

동양회화가 서양회화와 다름은 여러 가지 면이 있겠지만 그 중에서 대표적인 것이 문인화(文人畵)일 것이다. 문인화는 서양에는 없는 동양만이 갖고 있는 매우 독특한 문화코드이다.  그렇다면 문인화가 한국성을 대표할 만한 것인가.

역사적으로 우리나라는 중국과 오랫동안 많은 것들을 공유해왔고 회화도 마찬가지다. 문제는 어디에서 시작되었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우리의 정서에 적합하게 체화시켜나갈 것이냐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닐까. 그러한 문제에 대해서 문봉선 선생은 전국을 스케치여행하면서 한 촉의 난이라도 중국 ? 일본의 것과 다르고, 같은 대나무와 매화라도 우리 땅에서 자라는 것은 우리 역사와 같이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라고 인터뷰한 것을 본 적이 있다. 그의 말에서 우리민족, 우리문화에 대한 관심과 자부심이 남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문인화에 대해 조선말의 대학자이자 예인들의 영수였던 추사 김정희가 주장했던 '문자향 서권기(文字香 書卷氣)'라는 한 문장 속에는 문인들이 쌓은 높은 지식과 교양이 그림에서 드러나야 한다는 그의 화론이 잘 드러난다. 이처럼 문인화는 형태를 그리는 것 보다는 내재되어 있는 정신성을 높게 평가한다.

오랜 세월의 풍상을 겪은 매화가지에서 순백의 꽃이 피어나듯이 문인화는 어렵고 고독한 작업이다. 때문에 여러 가지 이미지들이 폭발하는 현대미술에 속에서 문봉선 선생의 <묵매화>는 더욱 고아하고 담백한 느낌을 자아낸다. 그의 작품에서 드러나는 필선은 매우 신중하고 적확하게 그어진 느낌을 준다. 여러 번 허공에서 그려내어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한번에 죽죽 그어낸 응축된 감필과 여백이 주는 툭 터진 공간감에서 흐트러짐 없는 군자의 기품 같은 것이 느껴진다.   /소암기념관 큐레이터  이경은

이경은  webmaster@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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