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경찰서장 "내일 더 많이 잡아 가겠다" 막말 '파문'
강정마을회 "경찰이 제도적 폭력 저지르고 있다" 비판

 

▲ 경찰 연행에 항의하는 강동균 회장
지난달 해군 제주기지 건설 공사 현장인 강정마을 구럼비 해안가에서 업무방해 혐의로 양윤모 전 한국영화평론가협회 회장을 연행할 때 '폭행 연행' 논란에 휩싸였던 서귀포경찰이 이번엔 연행을 항의하는 주민에게 막말을 해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서귀포경찰은 19일 해군 제주기지 건설 예정부지인 강정마을 구럼비 해안에서 농성중이던 강정마을 주민과 시민·사회단체회원 등 8명을 연행했다.

 

▲ 강정마을회 기자회견 모습
▲ 경찰과 대치
특히 서귀포경찰서장은 이 과정에서 경찰의 연행에 항의하던 주민을 향해 "내일 다 잡아가겠다"고 막말을 해 주민과 시민단체 활동가 등이 강하게 반발했다.

 

서귀포경찰서는 해군기지 건설 공사 업체의 신고를 받고 19일 오전 9시 40분께 강정마을 구럼비 해안에서 농성하던 마을주민과 시민단체 활동가 등을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연행했다.

이날 경찰은 고권일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대책위원장과 김종환·정경보·채종대씨 등 강정마을 주민 4명과 최성희·정진태·김봉현·김혁남씨 등 시민활동가 4명 등 모두 8명을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체포, 서귀포경찰서로 이송했다.

강동균 마을회장은 이날 오전 11시 구럼비 해안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절대보전지역 변경처분 무효확인 청구소송 항소심이 기각됐지만, 아직 대법원 판단이 남았다"며 "경찰, 정부, 공사업체, 해군은 강정마을 주민을 잡아들이기 위해 이 날을 기다렸던 것 처럼 보인다"고 꼬집었다.

이어 "서귀포경찰서장은 '주민을 다 잡아가라'며 항의하는 주민을 향해 '내일 다 잡아가겠다'는 망언을 했다"며 "주민의 안녕과 질서를 책임져야 할 경찰이 편법과 제도적 폭력을 저지르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대해 서귀포경찰서는 이날 오후 3시께 서면자료를 통해 "제주해군기지 건설 업무방해 혐의자 체포연행 직후 강정주민이 서귀포경찰서장에게 '오늘 강정주민을 다잡아가라'며 격앙된 목소리로 반복적으로 항의했다"며 "이에 서귀포경찰서장은 더 이상 주민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연행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내일 잡아가겠습니다'라고 대답한 것을 강정주민이 특정부분만 듣고 오해하고 전파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 시민단체활동가
이와 함께 강정마을회는 지난 18일 절대보전지역 변경처분 무효확인 청구소송 항소심이 기각된 것과 관련한 입장을 이날 오전 10시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밝힐 예정이었지만 강정마을 구럼비 해안으로 기자회견 장소를 변경, 기자회견문으로 기자회견을 대체했다.

 

한편 서귀포경찰은 지난달 6일 해군 제주기지 건설 반대운동을 하던 양윤모 전 한국영화평론가협회 회장 등을 해군 제주기지 건설 공사 현장에서 업무방해 혐의로 체포하는 과정에서 양윤모 전 회장을 폭행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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