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만 교토대학 대학원 박사과정 23~26일 영월연세포럼 ‘제주 4·3의 …’서
‘희생자’ 일원화 흐름…관람객 동선 선택에 따라 다른 역사적 사실 전달 지적

   
 
  23일부터 26일까지 영월에서 열리는 ‘영월연세포럼’에서 제주4.3평화공원 내 기념 시설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ㅣ 펼쳐져 눈길을 끌고 있다.  
 
제주4·3평화공원 내 기념시설이 안고 있는 ‘희생자’에 대한 이중적 잣대로 인해 관람객들이 접할 수 있는 역사적 사실이 달라지고 있다는 조심스런 지적이 나왔다.

23일부터 26일까지 강원도 영월 동강시스타에서 진행되고 있는 영월연세포럼 ‘전쟁과 평화, 그리고 뮤지엄’세션에 참가한 고성만 교토대학 대학원 사회학 전수 박사후기 과정은 ‘제주4·3의 과거청산과 기념시설’주제 발표를 통해 이 같은 의견을 내놨다.

제주4·3평화공원과 공원내 시설을 중심으로 역사적 사실의 채택 또는 배제에 대해 살펴본 고씨는 ‘희생자의 범주’라는 무거운 숙제를 꺼냈다.

고씨는 “희생자를 선별하는 과정에서 ‘희생자에서 제외 대상’에 해당하는 자들은 희생자도 아닌 그렇다고 해서 가해자도 아닌 애매모호한 ‘보류의 영역’으로 과거청산의 대상에서 배제되게 됐다”며 “희생자 심의 결정은 학살한 자와 학살당한 자를 하나의 ‘희생자’로 재편시킴으로써 학살의 집행자인 구체적인 가해자를 은폐하고 상세한 면제행위를 면책시켜버리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고씨는 이어 “4·3기념관에 전시되는 대량학살의 가해자가 기념비에서 ‘희생자’로 각명되어 있는 반면 ‘희생자’에서 배제되어 기념비에서는 확인될 수 없는 이들이 기념관에서는 조국의 통일독립과 완전한 민족해방을 주창했던 존재로 전시되고 있다”며 “역사를 마주하고자 하는 이들이 어떤 동선을 어떻게 선택했느냐에 따라 접할 수 있는 역사적 사실이 달라지게된다”고 밝혔다.

고씨는 특히 “2006년 4·3위원회는 ‘희생자에서 제외대상’에 대한 위패를 철거시켰으며 2008년 기념관 개관에 맞춰 진행된 전시를 일부 수정하면서 기념관 내에 공백을 만들었다”며 “봉안소 내 ‘위패’는 누가 희생자인가를 둘러싼 갈등과 제 모순적 상황이 확인 가능한 유일한 기념비”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영월연세포럼에는 전세계 20개국 130여명의 세계적 석학이 참가해 박물관학과 한국학 등에 대한 심도있는 토의를 진행하게 된다.

제주에서도 조성윤 제주대 사회학과 교수가 참가, ‘평화박물관’에 대한 의견을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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