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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요된 망각 너머 ‘63년’의 역사와 만나다제민일보 창간 21주년 기념 ‘제주4·3 보도 기획전’
27~7월20일 제주4·3평화기념관 예술전시실서
고 미 기자
입력 2011-05-25 (수) 23:06:48 | 승인 2011-05-25 (수) 23:06:48

   
 
   
 
역사는 모든 사람을 기억하지 않는다. 역사에 기록되는 사람은 승리자. 그러지 못한 더 많은 사람들은 역사의 뒤안길에서 쓸쓸히 사라진다. 살아있으나, 또는 살아있었으나 역사 속에 존재하지 않았을 기억을 활자화 하는 일. 이 시대를 사는 언론의 사명이지 않을까.

제민일보가 창간 21주년을 기념해 27일부터 720일까지 4·3평화기념관 예술전시실에서 진행하는 제주4·3 보도기획전은 아프지만 그래서 더 절실했던 시대적 요구였다.

벌써 63년이란 시간이 흘렀고, ‘희생자 명예 회복등 어두운 과거를 만회하기 위한 부단한 노력이 이어졌다.

뒤늦게 명예를 회복하는 것만으로 그들의 고통에 대한 기억까지도 모두 사라졌다면 굳이 힘든 기억을, 아픈 상처를 들추면서까지 기록을 할 이유도 없었을 것이다.

   
 
   
 
‘4·3을 말한다등 제민일보의 제주 4·3기획보도는 구원된 인류에게 비로소 그들의 과거가 완전히 주어지게 된다. 이 말은 구원된 인류에게 비로소 그들의 과거 매 순간순간이 인용 가능하게 될 것이라는 뜻’(발터 벤야민 역사의 개념에 대하여) )을 실현에 옮긴 의미 있는 과정이다.

누구도 이를 부인할 수 없다. 20년 넘게 이어온 작업은 다시 꺼내 들추면 들출수록 처절하다. “겨우 아문 상처를 다시 왜라는 질문에 그러나 당당히 대답할 수 있는 이유가 있다. 필요에 의해 기억된 과거는 체험처럼 생생하지는 않지만, 체험보다 더 큰 힘을 발휘한다. 분명 생생한 기억만큼 가깝게 다가오는 것은 없다. 사회적으로 공유되는 기억은 그러나 보다 거대한 효과를 낳는다.

죽은 사람을 생각하는 추념 속에서 현재의 사람은 과거의 사람과 마주한다. 매년 4월이 되면 습관처럼 위령제가 치러지고 이내 사라진다. 그 맘쯤의 벚꽃처럼. 하지만 추념이라는 과정 속에서 우리는 근·현대사의 슬픈 그늘 속에 묻혀있는 그 때와 만난다. 그들의 슬픔과 아픔, 원통함, 분노와 맞닥뜨린다. 강요된 망각을 뚫고 전해진 것이다.

신문을 통해 세상에 드러난 것은 역사라는 포장 아래 정처 없이 떠돌던 망자(亡子)’의 존재다. 그 안에는 희생자도 있고, 가해자도 있다. 분명 있었지만 없었던 일처럼 여겨졌던 것들의 실체를 확인하는 작업도 보태졌다.

   
 
   
 
역사 속 또 하나의 역사를 만든 셈이다. 직접 피해자를 찾고, 감춰졌던 현장을 더듬고, 숨겨졌던 자료를 뒤지는 일은 사명감으로 채워졌다. 모두로부터 환영 받지는 못한 일이었지만 누군가에게는 필요한 일이었다.

전시를 준비하던 지난 24일 한국 현대 기록물로는 처음으로 5·18 광주민주화운동 관련 기록물이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1980년대 이후 동아시아 국가들이 냉전 체제를 해체하고 민주화를 이루는 데 큰 영향을 끼친 세계사적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다. 이들 기록물은 앞으로 국제적으로 부당한 국가권력이나 반인권적인 폭력을 견제하는 든든한 버팀목이 될 거란 기대도 받고 있다.

구술 채록라는 생경한 방식으로 취재를 시작해 역사를 만든 작업에 대한 평가는 우리가 내려야 한다. 이번 전시가 필요한 이유이자 공유해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전시장에는 20여년을 추려낸 50여점의 4·3보도기획물이 걸린다. 하지만 만나게 되는 것은 ‘63이란 시간이다.

그때를 살았던 이들에게는 기억의 언저리로 아스라이 사라지는 것들에의 안타까움이, 지금을 사는 이들에게는 잊어서는 안되는 그 때와 오늘을 사는 이유, 앞으로를 살아갈 이들에게는 자신들에게 주어진 평화의 진정성을 확인하는 좋은 기회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전시 개막은 61일 오전 10. 전시문의=710-3111(제민일보),710-8461(4·3평화재단).

   
 
   
 

고 미 기자  popm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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