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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의 역사 더 많이 공유해야"['제민일보 4·3보도기획전'에서] <5>영어강사 숀 밥내쉬씨
고 미 기자
입력 2011-06-20 (월) 09:40:10 | 승인 2011-06-20 (월) 09:40:10
   
 
  ▲ 제주생활 6개월차 영어학원 강사인 숀 밥내쉬씨는 “전쟁이나 학살, 인종차별 같은 굵직굵직한 일들 만이 아니라 지역에서 벌어졌던 슬픈 사건에 대한 자료가 보다 많이 공유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자연·민속보다 '역사'에 관심…기사 등 가까이 접근할 기회
'평화'중요성 국제적 공감대 확산 위한 작은 관심 등 절실


한 참을 들여다봐도 반이상 모를 소리 투성이다. 지금을 사는 사람들에게도 쉽지 않은 사실들이 벽안의 외국인에게 쉽게 속내를 허락할 리 없다. 그래도 마음을 열고 다가서려는 노력에 역사 역시 조금씩 벽을 허문다. 오래된 것 같은 낡은 흑백 사진 속에서 애잔한 아픔이 전해진다. 그 아픔 모두가 느껴진다면 거짓말이지만 이런 비극이 다시는 반복돼서는 안된다는 간절함과 사명감 같은 것이 가슴 한 켠에 방을 만들었다.

영어학원 강사인 제주 6개월차 숀 밥내쉬씨(미국·42)가 19일 제주4·3평화기념관을 찾았다. 길지 않은 제주 생활에도 불구하고 숀씨는 적잖은 제주4·3 관련 자료를 훑어봤다. 흔히 제주와 만나며 아름다운 자연 경관이나 독특한 민속 문화에 매료되는 것과 달리 숀씨는 제주의 역사와 눈을 맞췄다. 그 중에서도 평화로워 보이는 섬에 감히 상상하기도 어려운 어둡고 아픈 과거가 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좀 더 많은 것을 알고 싶다는 욕심에 제주4·3평화공원 등을 둘러보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접근성 등의 한계는 번번이 숀씨의 발목을 잡았다.

제주4·3보도기획전은 그런 그에게 기분 좋은 자극이 됐다. 영한사전을 뒤져야만 뜻을 알 수 있을 정도로 어렵고 딱딱한 표현들이 몇 번이고 발을 멈추게 했지만 제주라는 아름답게 포장된 섬 속에 감춰진 '제주4·3'이란 상처를 알기에는 모자람이 없었다.

외국인의 눈으로는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 잘못 여부에 대한 명확한 확인 없이 아까운 목숨을 희생당해야 했던 일이며, 그런 것들이 국내 사정 때문이 아니라는 복잡 미묘한 상황들은 앞으로도 계속 인터넷이나 번역 자료를 뒤지며 살펴봐야 할 부분이다.

억울하고 아픈 사정들을 제대로 소리 내 알리지 못하고 수 십 년이나 묻어둬야 했던 것 역시 속이 상하지만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하나하나 찬찬히 묻고 싶지만 궁금한 점 모두를 채우기에 전시된 자료들이며 전반적인 기념관 구성이 아쉽기만 하다.

제주4·3을 잘 알지 못하더라도 '한글'문화권에서는 읽고 이해하면 되는 부분이지만 아직 한국어가 서툰 숀씨에게는 전시물 하나를 보는데도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물론 몇 번이나 질문을 던졌지만 돌아오는 답변도 단편적이다.

숀씨는 "그동안 텍스트로만 봤던 제주4·3에 대한 전체적인 흐름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어서 좋았다"며 "전쟁이나 학살, 인종차별 같은 굵직굵직한 일들 만이 아니라 지역에서 벌어졌던 슬픈 사건에 대한 자료가 보다 많이 공유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런 숀씨가 작은 부탁 하나를 남겼다. 외국인들을 위한 통·번역 서비스와 도슨트(Docent·전시 안내)에 대한 아쉬움이다. 숀씨는 "기사를 짧게 요약한 번역 글만 있었어도 훨씬 쉽게 내용을 이해할 수 있었을 텐데 궁금한 점들을 안고 돌아가게 돼 아쉽다"며 "다음에는 이런 아쉬움을 해소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고 미 기자 popmee@jemin.com

고 미 기자  popm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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