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문화재위 보유자 결정 보류…심사자료 등 불충분 난항 우려
기록화 작업 등 통한 국가지정문화재 승격 추진 불구 과제 산적

전승 기반 약화에 따른 무형문화재 맥(脈) 단절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문화재위원회는 최근 지난 5월 이중춘 옹의 별세로 비어 있는 제주도무형문화재 제2호 영감놀이와 제13호 제주큰굿 보유자 결정을 잠정 보류했다.

도문화재위원회는 당초 보유자인 이 옹이 전수조교의 교체를 요구했던 점, 원형 보전에 대한 명확한 근거와 확인이 필요하다는 이유를 들어 보유자 결정을 뒤로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큰굿은 한류 고대의 원형 하늘굿으로 국내에 남아 전승되는 굿 중 가장 규모가 크고 형식과 내용이 풍부한 제주의 무형문화재로 2001년 8월16일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두이레 열나흘 굿' 혹은 '차례차례 제 차례 굿'으로 굿을 하는 기간, 규모면에서 가장 큰 종합적인 연희로 우리나라 굿의 원형을 잘 간직하고 있는데다 굿의 춤, 노래와 사설 전반에 걸쳐 문화재적 가치를 높게 평가받고 있다.

영감놀이는 심방이 굿을 할 때 볼 수 있는 제주도의 대표적인 민속극이자 놀이굿으로 1986년 4월10일 지방무형문화재로 등재됐다.

지난해 말 보유자(이중춘)가 같은 영감놀이(〃 2호)와 제주큰굿(〃 13호)의 전수조교 교환 변경을 요청했지만 아직까지 그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았다.

문제는 전수조교를 변경한다 하더라도 원형을 온전히 전승받았냐는 검증 절차에 있다. 제주큰굿은 보존회가 구성돼 있기는 하지만 그 수가 한정된 데다 지금까지 1~2시간 정도 시연을 하는 외에는 별다른 전승·보전을 위한 기록 및 확인 작업이 이뤄지지 않았다.

영감놀이는 문화재 지정 이후 단 한 차례의 전수발표회도 진행하지 않는 등 심사 과정에 난항이 우려되고 있다.

도는 이들 문제를 해결하고 제주 큰굿을 국가 지정 문화재로 승격하기 위한 기록화 작업을 추진하기 위해 추경을 통해 2억원 상당의 예산을 확보하는 등 나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심방굿으로 제주에서 치러지는 모든 굿의 제차를 하나로 연결해 진행되는 제주큰굿 특성 등을 감안할 때 문화재 지정 당시를 재현하는 것은 물론이고 도내 심방을 한자리에 모으는 일조차 쉽지 앟을 전망이다.

도 관계자는 “무형문화재 관리에 있어 어려운 점이 많다”며 “제주큰굿 등의 중요성을 충분히 알고 있는 만큼 기록화 작업 등을 통해 전승·보전을 위한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도 지정문화재 중 멸치 후리는 노래(10호)와 제주농요(16호)는 보유자가 없는 상태인데다 송당리 마을제(5호)와 애월읍 납읍리 마을제(6호), 귀리 겉보리 농사일소리(18호), 성읍리 초가장(19호)도 보유단체만 정해져 있다.

지난해 보유자가 작고한 멸치 후리는 노래는 그나마 전수교육조교가 그 맥을 지키고 있지만 제주농요는 2007년 보유자인 이명숙 명창 작고 후 전수장학생 2명만 남아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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