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현장] 어르신들의 당찬 도전 실버카페 '행복이 오는 집'

   
 
  ▲ 지난 15일 실버 카페 '행복이 오는 집'에서 서영인씨(사진 왼쪽)와 고옥자씨(사진 오른쪽)가 함께 커피를 만들고 있다.  
 
"꿈은 젊은이들의 전유물이 아니에요. 우리도 꿈을 꿀 수 있습니다. 그리고 꿈을 꿀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꿈이 희망이 되고 실제로 피어나는 곳 실버카페 '행복이 오는 집'에서 어르신들의 당찬 도전이 시작됐다.

제주시 노형동 대왕아파트 1층에 위치한 '행복이 오는 집'은 제주시니어클럽이 주관하는 노인 일자리사업의 일환으로 지난해 3월 처음 문을 열었다. 당시 카페는 어르신들이 문화활동을 하고 담소를 나누면서 함께 여가를 즐기는 소박한 곳이었다.

하지만 2011년 6월 '행복이 오는 집'이 새롭게 문을 열었다.

1∼3세대가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거리에 즐비한 일반 대형 카페들에 당당히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전통차 위주였던 메뉴판에는 젊은이들의 취향을 고려해 아메리카노, 카페라떼, 카푸치노 등 커피메뉴가 새로 추가됐다.

커피를 만드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에 바리스타 고옥자씨(52)를 긴급 초빙, 매니저로서 할머니들을 교육하고 카페 총 감독도 맡게 했다.

'행복이 오는 집' 원년 멤버로 지금까지 함께 하고 있는 문애선씨(61·여)는 "항상 일정하게 맛있는 커피를 만드는 것이 어렵기는 하지만 이제는 많이 익숙해졌다"며 "집에서 시간을 허비하는 것보다 여기서 기술도 배우고 사람들과 만나 대화를 나누는 일들에서 인생을 사는 재미와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함께 일하는 서영인씨(62·여)는 새로운 멤버로 최근에 들어왔다. 계절별미 콩국수를 가장 자신 있게 만들 수 있다는 서씨는 실버카페에 대한 애착과 자부심이 대단하다.

서씨는 "이곳 행복이 오는 집에서 나오는 모든 음식은 어머니의 마음으로 착한 가격에 착한 재료만을 써서 그야말로 착한 음식만을 손님들에게 대접한다"며 "지금은 사업 초기여서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앞으로는 많은 손님이 찾는 지역 명소로 거듭났으면 한다"고 꿈을 꾼다.
실제로 이곳 '행복이 오는 집'은 차의 가격 경쟁력과 품질 면에서 절대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한다.

대부분의 차와 음식들이 다른 일반 카페보다 1000원에서 3000원 가량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된다. 또한 어르신들이 직접 제주의 들판에서 채취한 쑥과 구지뽕잎차는 물론 100% 국산 재료만을 써서 만드는 각종 스페셜 메뉴와 어머니의 정성스런 손맛이 들어간 계절별미 메뉴 등은 그 맛과 향기가 일품이다.

'행복이 오는 집'에 대한 전체적인 관리를 맡고 있는 제주시니어클럽의 서정희 팀장은 "나이가 많다고 동정을 바라는 것이 아니며, 이곳에서 일하시는 어르신들은 사회의 일원으로서 당당하게 최고의 음식과 서비스로 손님들에게 다가갈 것"이라고 전했다.  변지철 기자 jichul2@jemin.com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