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과 펠프스, 오늘 오후 7시 자유형 200m 결선에서 격돌

올림픽에서만 무려 14개의 금메달을 목에 건 미국의 수영영웅 마이클 펠프스(26)가 마리화나 흡입으로 선수 생활 중단 위기에 처했던 2009년2월 박태환(22, 단국대)은 "펠프스와 계속 경쟁하고 싶은데…"라면서 펠프스가 미국수영연맹으로 받게 될 징계의 경중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박태환에게 펠프스는 자신을 분발시키는 '촉매제'였다.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기도 했다. 펠프스의 징계가 신경쓰이는 이유였다. 결국 펠프스는 3개월 자격 정지라는 솜방망이 징계를 받았고 2009년7월 FINA(국제수영연맹) 세계선수권대회를 통해 복귀했다. 당시 박태환은 자유형 200m 준결승 2조에서 펠프스와 만났다. 그러나 결선 진출에 실패하며 펠프스와의 거리를 다시 한번 절감해야 했다.

박태환이 펠프스와 또 만났다. 자유형 200m 대결은 2009년 세계선수권대회 이후 2년만이다. 박태환은 26일 오후 7시 중국 상하이 스포츠센터에서 진행중인 2011년 FINA 세계선수권대회 자유형 200m 결선에서 펠프스와 우승을 놓고 경쟁한다.

박태환은 국제대회 자유형 200m에서 펠프스와 모두 세 번 만났다. 2007년 세계선수권대회, 2008년 베이징올림픽, 2009년 세계선수권대회까지, 그러나 결과는 박태환의 전패했다.

2007년 멜버른 세계선수권대회 결승에서 박태환은 당시 아시아 신기록인 1분46초73을 작성했지만 펠프스는 박태환보다 2초 이상 빠른 세계기록 1분43초86을 기록하며 금메달을 가져갔다. 박태환은 동메달.

2008년 베이징올림픽 결승에서도 박태환은 1분44초85라는 아시아 신기록을 작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러나 당시에도 펠프스는 1분42초96으로 박태환보다 빨랐다. 세계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건 펠프스였다. 박태환은 은메달.

1년 뒤 2009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준결승에서 만났지만 펠프스는 결선에 올라 은메달을 획득한 반면 박태환은 16명 가운데 13위에 그쳐 8명이 오르는 결선행에 실패했다.

그러나 모두 과거지사다. 8개월전 벌어진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박태환이 작성한 1분44초80(아시아기록)은 첨단 소재 및 전신 수영복이 금지된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자유형 200m 세계 1위의 기록이다. 반면 펠프스는 지난해 전미선수권대회에서 작성한 1분45초61이 최근 두 시즌의 가장 좋은 기록이었다. 최근의 기록만 본다면 박태환의 우세다. 이번 대회에서 치른 예선과 준결승 기록도 근소하게 나마 박태환이 앞섰다.

더욱이 박태환은 지난달 미국 산타클라라 국제그랑프리대회 자유형 100m에서 펠프스를 제치고 우승하는 짜릿함을 이미 맛봤다. 박태환이나 펠프스나 훈련의 과정으로 출전한 이 대회에서 기록이나 순위에 큰 의미를 부여할 수는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태환은 '펠프스전'에서 거둔 첫 승으로 인해 자신감이라는 귀중한 열매를 수확했다.

한 달전 경기가 모의고사였다면 이제는 본고사다. 굵직굵직한 국제대회 마다 박태환의 앞에서 물살을 가르던 펠프스를 따돌리고 박태환이 생애 첫 세계선수권 2관왕을 찍어낼 수 있을지, 수영 영웅의 대결에 팬들이 숨죽이고 있다.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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