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균 탐라교육원장

   
 
   
 
필자는 지난 3년 여간 학업 성적과 생활에 문제가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상담 활동을  해 왔다. 문제 요인을 찾아 상황을 호전시켜 주려는 의도에서 시작했다. 아이들과의 대화 과정에서 나는 놀라운 사실 하나를 발견하게 됐다. 문제성이 있는 아이들에게서 발견한 공통점은 아무도 학교생활의 '목표'를 갖고 있지 않았다는 점이다.

또한 아이들은 학교생활의 모든 것이 나의 일이 아니라 부모님을 위한 것이고 선생님의 일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고 했다. 공부를 하는 것이 자신의 일이라고 생각해보지 않았다는 것이다. 일반계 고등학교에 진학한 것이 자신의 뜻인지, 대학에 진학은 하려고 하는 것인지 이제 생각해 보니 자신도 잘 모르겠다고 했다.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 아이들의 문제성은 자신이 이루어야 할 목표를 갖지 못한 데서 기인 한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 

이 아이들의 변화에 필요한 것은 목표를 세우게 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유로운 분위기를 마련해 대화를 하면서 목표를 세우도록 요구하고, 학생이 세운 목표에 대해 끊임없이 '왜'란 질문을 던져 대답하도록 했다. 목표를 의식화 하고 내면화하기 위함이었다. 아이들은 대부분 3~4회 정도 이야기를 나누면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왜'란 질문에 나름대로 고민한 대답을 내놓았다.

무엇보다 반갑고 흐뭇한 것은 자신의 목표를 스스로 정한 아이들의 밝고 즐거운 표정과 자신을 대견해 하는 모습이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목표가 분명해진 이후 성적이 회복되고 열심히 공부하는 아이들로 다시 돌아간 것이었다. 참으로 큰 변화였다.

아이들이 정한 목표는 우선적으로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었다. 왜 그런 목표를 세웠는지에 대해 분명한 대답을 요구했다. 이유가 분명하고 내면화된 것이라고 인정될 때까지 반복해 이야기를 나눴다. 2~3회 대화를 나누면서 아이들은 진지해졌고 약간의 치장은 있었지만 솔직함이 묻어나는 대답이 돌아왔다. '좋아 하는 여학생 친구에게 자신을 보이기 위해' 등 좋은 점수를 주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대답도 있었지만 자신을 다듬어 변화시킬 줄 아는 아이들이 되어 있었다.

'목표'라는 하나의 단어가 만들어 낸 참으로 크고 소중한 교육적 결과였다. 지금 이 아이들은 모두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 다니고 있거나 고교생으로서 열심히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

'꿈은 꾸는 자만의 것이고, 꿈을 꾸어야만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이 아이들이 보여 주었다. 분명한 목표 하나를 가진 것만으로도 아이들은 변화하고 크게 성장한다는 것을 보여 준 것이다.

학력평가 결과 학력향상최우수학교로 선정됐고, 비행 '제로'인 학교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목표세우기'로 변화된 아이들의 힘이었다고 확신한다.

너나없이 학력과 인성을 외치고 있다. 나의 경우를 통해 제시할 수 있는 해결책은 10만여 우리 아이들 모두가 목표를 세우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그 기회를 충분히 제공하는 일이다. 

우리의 미래인 아이들이 나름대로 성공을 거두면서 살아가길 바란다면 우리 아이들이 뚜렷한 인생의 목표를 가질 수 있도록 우선적으로 돕는 일을 해야 한다. 아이들에게서 생기는 많은 문제들이 그 동안 '목표세우기' 교육의 소홀함 때문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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