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0일 '섬, 그 바람의 울림' 2011 제주국제관악제

제주 여름을 특별하게 하는 것, 다름 아닌 금빛 팡파레다. 푸른 바다와 하얀 모래밭과 작열하는 태양까지 온통 번쩍이는 것들 투성이지만 제주의 여름만 있는 특별한 하나다.

2011제주국제관악제가 오늘(12일)을 시작으로 20일까지 온 섬을 금빛 울림으로 설레게 한다.

마지막 '밴드 축제'인 이번 관악제는 기본 프로그램 외에도 놓치면 아쉬울 연주 무대들이 도처에 숨어있는 등 '제주 여름 대표 축제'로 손색이 없다.

 

  #바람에 '음'을 더하다

 이번 제주국제관악제는 한국전쟁 당시 전쟁고아로 제주에 설립된 한국보육원 관악대에서 클라리넷을 불었던 한 소녀의 시간을 담은 흑백사진으로 정리할 수 있다.

극한의 어려움 속에서도 음악으로 꿈을 키우고 주변에 희망을 선사했던 '소녀'가 70대 할머니로 제주국제관악제를 찾는다. 음악으로 이어진 깊고 긴 인연이다.

제주 관악의 뿌리 찾기 운동 일환으로 전국에 공개된 '클라리넷 소녀를 찾습니다'의 주인공 유인자씨(71·서울 성북구)가 제주에서 그동안 놓았던 악기를 손에 쥔다.

당시 유씨가 세상에 펼쳤던 희망은 13살 이하 관악 꿈나무들이 이어받는다.

올해 처음 신설한 국제 U-13관악대 경연대회에는 4개국 16개 팀(제주 2개 팀) 900여명의 어린이가 참가해 관악의 미래를 연주하게 된다.

올해 관악제에는 특히 2005년 네덜란드 케르크라데에서 열린 제15회 세계음악경연대회 콘서트 밴드 부분 챔피언인 벨기에의 하렐베케보르로이트 관악단과 프랑스의 미라폰튜바콰르텟 등 실력 있는 연주팀들이 참가를 확정에 관악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

 #섬, 무대가 되다

 

제주특별자치도문예회관과 서귀포천지연야외무대, 제주시 해변공연장은 올해도 어김없이 제주국제관악제를 위한 무대가 된다.

도문예회관은 행사기간 내내 '11시 콘서트'로 무게 중심을 잡고, 오후 3시에는 제주를 찾은 국내·외 오케스트라와 관악단, 앙상블로 채워진다. 제주시 해변공연장과 서귀포시 천지연폭포야외공연장은 제주를 찾은 음악인들과 도민, 관광객이 한 공간에서 음악으로 공명하는 기분 좋은 체험장이 된다.<표참조>

이마저도 시간이 내기 어려운 이들을 위한 '우리동네 관악제'도 풍성하다. 13~15일 절물자연휴양림, 16~17일 한림공원, 17일 탐라교육원, 18·19일 김영갑갤러리에서 열리게 될 우리 동네 관악제에는 개성으로 똘똘 뭉친 10개 연주팀이 각양각색의 선율로 대중과 호흡하게 된다.

 # 놓치면 아쉬울…

제주국제관악제의 '전통'인 거리퍼레이드는 15일 제주도문예회관에서 제주시청을 거쳐 제주해변공연장에서 펼쳐진다. 퍼레이드의 끝은 환영음악회 '관악만세'다.

'클라리넷 소녀'유인자씨의 참석으로 일찍부터 관심을 끌었던 이번 환영음악회에서는 유럽 최고 관악 작곡가로 손꼽히는 야곱 드 한(네덜란드)이 3년여의 공을 들여 완성한 'Goddess of Jeju'(제주의 여신)은 제주윈드오케스트라와 과천시립브라스콰이어, 중앙대학교 관악단으로 구성된 연합 관악단을 통해 세계 초연된다. 제주의 여신 설문대 할망을 모티브로 한 8분 분량의 관악곡은 세계적 음악가 유진 코포론(미국)이 풍부하면서도 섬세한 지휘를 통해 제주 섬을 흔들게 된다.

이밖에도 14일 2010 제주국제관악콩쿠르 우승자 연주회(도문예회관 대극장·오후8시)와 16일 미라폰튜바콰르텟 연주회(〃), 17일 트럼펫 & 마림바 듀오콘서트(〃), 20일 유진 코포론 초청 연주회 및 폐막공연(제주아트센터·오후 8시)은 제주국제관악제의 품격을 확인할 수 있는 무대로 꼽힌다.

14일 제4회 동호인 관악단 경연대회(제주아트센터·오후2시~)와 15일 제1회 국제 U-13 관악경연대회(〃·오후1시~)는 많은 관심과 박수가 필요한 무대다. 이밖에도 ㈔한국지휘자협회 심포지엄(15일 오후4시 제주오리엔탈 호텔)과 관악기 전시 및 수리코너(12~19일 도문예회관 대극장, 12~15일 제주아트센터)가 운영된다.

음악을 통한 교류의 장을 확인 할 수 있는 타악기 캠프와 오카리나 캠프가 지난해에 이어 계속 진행된다. 문의=722-8704, 710-3439~5.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