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제주국제관악제>시드니한인회 윈드오케스트라
14일 절물휴양림 우리동네 관악제 진행

12~75세 30여명 구성…제주 인연 김진선 할머니 등 축제 의미 더해

‘음악’이 고즈넉하던 제주시 절물휴양림의 오후를 흔든다. 섬세하다거나 우아하다는 말 대신 편하고 친숙하다란 관용어구가 착 달라붙는 연주다. 2011제주국제관악제 셋째날인 15일 세 번째 우리동네 관악제 무대를 태평양 건너 시드니한인회 윈드오케스트라(단장 김병일 호주시드니한인회)가 채웠다.

지난해 창단한 시드니한인회 윈드오케스트라는 이틀을 달려 지난 11일 제주에 왔다. 13일 서귀포천지연야외무대 공연에 앞서 도내 장애인 시설에서 제주 신고식을 했다. 말 그대로 ‘축제’를 즐기러 온 만큼 자연스럽게 지역에 녹아든 셈이다.

이날 절물휴양림 무대 역시 미리 약속을 한 것은 아니지만 연주가 끝날 때마다 도민과 관광객 외에도 제주의 깨끗한 공기와 산새, 녹음이 함께 박수를 치는 등 40분 연주 내내 흥이 났다.

시드니한인회 윈드오케스트라는 해외 한인회 중 처음 창단된 오케스트라로 12살부터 75세까지 30여명으로 구성됐다. 창단 이후 해외 연주는 이번 제주국제관악제가 처음이다. 김병일 한인회장은 그런 마음을 십분 담아 연주 중간 중간 관객들에게 자신들을 소개했다. ‘한인회에서는 없어서는 안될 존재’라는 설명에는 자부심까지도 엿보인다.

시드니한인회 윈드오케스트라에는 한국전쟁 당시 고향을 떠나 제주까지 피난을 와 중학교(대정중)와 고등학교(신성여고) 시절을 보낸 김진선 할머니(75)가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손자·손녀 뻘 단원들 사이에서 쉽게 찾아낼 수 없을 만큼 진지하게 연주를 끌어낸 김 할머니는 “제주에서의 하루 하루가 감동의 연속”이라고 말했다.

김 할머니는 "너무 많이 달라졌지만 태어난 고향보다 제주가 더 눈에 밟힌다. 친정 같다"며 "연주를 통해 그 때를 찾아볼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김 할머니는 "연주를 통해 살아있음을 느끼다 보니 이런 일도 생기는 것 같다"며 "기회가 된다면 가족들과 함께 다시 제주를 찾고 싶다"고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김 할머니는 15일부터 중학교 시절을 보냈던 대정 모슬포 일대와 옛 신성여고터 등을 둘러볼 예정이다.

시드니한인회 윈드오케스트라의 연주는 15일 오후3시 제주특별자치도문예회관 대극장과 16일 오후3시 한림공원에서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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