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문화포럼, 박찬식 교수 초청 시민교양강좌

▲ ㈔제주문화포럼이 13일 문화공간 제주아트에서 박찬식 교수를 초청, 시민교양강좌를 개최했다.
"제주 민란의 근원적 이해를 위해서는 기록에 드러나지 않는 제주인의 기저의식을 고려한 접근방식이 필요합니다"

1105년 탐라국의 멸망 이후 현대까지 발생한 제주지역의 '민란'에 대한 새로운 접근방식이 제시됐다.

㈔제주문화포럼이 13일 문화공간 제주아트에서 진행된 '저항의 민중사 -제주민란을 다시보다' 주제 강좌에서 박찬식 제주대 교수(제주대 평화연구소 특별연구원)는 실증사학과 민족의식, 발전사학의 틀로 제주역사를 바라보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제주 민란의 특징적 요소로 먼저 '탐라의 멸망'과 '외부세력과의 관계'를 들고, 제주인의 탐라멸망과 관련된 의식이 어떻게 민란을 통해 나타나는가와 대륙세력이 '섬'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세계사적 보편성을 설명했다.

박 교수는 "4·3 등 항쟁사적 모습을 보아도 이념분쟁을 뛰어넘어 저변에 흐르는 의식이 작용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며 "심연에 존재하는 자치적 의식, 외부세력에 대한 대항의식이 때로는 화산과 같이 표출될 수 있기 때문에 무시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탐라 멸망후 반세기만인 1168년 일어난 '양수의 난'에 대해 "학자들은 당시 탐라를 이끌었던 양씨집단이 나선 점에 주목하며 '왕조부활운동'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며 "이후 중앙권력에 대해 '수용'이냐 '타협'이냐를 놓고 다른 집단과 갈등을 겪는 것도 현재 제주의 해군기지 설치나 대만의 양안 경제협력 문제와 비슷한 맥락"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1813년 발생한 '양재해의 난'도 "양재해가 '탐라별국'을 건설하려 한다고 김수기 제주목사가  조작한 사건"으로 설명하며 "당시 목사가 왜 이런 구실을 붙였나 생각해보면, 결국 제주인 사이에 탐라에 대한 잠재적 복원의식이 있음을 알고 이를 역이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제기했다.

김봉철 기자 bckim@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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