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는 우리의 미래] 제22회 후원자·아동 만남의 날

"비록 물고기는 잡지 못했지만, 기분만은 최고에요"

성희(10·가명)의 여름방학 중 모처럼 신나는 일이 생겼다. 매일 집과 지역아동센터만 오가다보니 말수도 줄고 웃음도 사라져 갔던 성희지만, 이날 만큼은 누군가와 신나게 떠들기도 하고 자꾸만 자신의 이름을 불러주는게 신이 났다.

성희를 비롯해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제주지역본부(본부장 김희석)의 후원을 받는 아이들이 지난 13일 한림읍 한수 바다체험마을에 모였다.

어린이재단 제주지역후원회(회장 홍만기) 주최, 어린이재단 제주지역본부 주관, 제주은행(은행장 허창기) 후원으로 열린 이번 '2011 후원자-아동 만남의 날' 행사에는 후원자 20명과 결연아동 20명이 참가했다.

올해로 22회를 맞은 이번 행사는 도내 결연아동들에게 경제적 후원뿐만 아니라 정서적인 도움도 주기 위해 마련됐다.

여름방학만 끝나면 까맣게 그을린 얼굴에 휴가 뒷 얘기를 늘어놓는 친구들 앞에서 늘 기가 죽는 아이들을 위해 모두가 '시간'을 냈다.

이야기가 잘 통하는 비슷한 환경의 친구들과 바다체험을 하는 것 뿐만 아니라, 그동안 그림자처럼 지켜주던 후원자들을 직접 만나볼 수 있기에 아이들은 이날을 손꼽아 기다려왔다.

처음에 어색함이 가득한 표정을 지었던 아이들은 시간이 지나갈수록 '아이다운' 활기를 되찾았다.

테우를 탈 때 멘토인 후원자가 잡아주려 내미는 손조차도 조심스레 잡던 아이들이 어느새 후원자의 팔짱도 끼고 다닐 만큼 친근감을 표현했고, 후원자들 역시 멘티 어린이들을 '내 아들' '내 딸'이라고 부르면서 흐뭇한 시간을 보냈다.

환경 탓에 항상 주눅이 들었던 아이들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또래 친구들과 장난도 치고 후원자의 품에 안겨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김봉상 제주지역후원회 부회장은 "비가 내린다는 소식에 걱정했지만 다행히 날씨가 좋아 어린이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며 "어린이들이 평소에 쌓인 답답함을 털어버리고, 즐겁고 유쾌한 추억만을 담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희석 어린이재단 제주지역본부장은 "이런 자리를 자주 갖지 못하지만 만족도는 높은 편"이라며 "우리들의 미래인 어린이들이 이번 행사를 통해 정서적 버팀목을 얻고, 후원자들도 지속적인 후원의 의미를 찾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특별취재팀=고미 문화교육체육부장, 강승남·김봉철 문화교육체육부 기자, 고혜아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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