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신선 서귀포YWCA사무총장

   
 
     
 
우리는 21세기를 문화의 시대라고 한다. 삶의 질을 높이려면 경제적으로 윤택해져야 할 뿐만 아니라 문화적으로도 풍요로워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지역 제주만의 문화를 잘 보존하고 이를 다양한 문화콘텐츠로 발전시켜야 한다.

제주도는 제주방언에서부터 유네스코 3관왕의 자연환경까지 무궁무진한 콘텐츠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보물창고다. 제주를 배경으로 했던 드라마 '탐나는도다'에서도 촌스럽다고 외면당했던 제주도 방언들이 대사에 나오는데 우리가 들을 때는 좀 어색했지만 그 어색함 마저도 재미있으면서 제주도의 문화를 느낄수 있게 하는 부분이었다.

지난번 오끼나와를 방문했을 때의 일이 생각난다. 관광지마다 가이드들이 오끼나와어로 관광객들에게 안내를 하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이렇듯 지역의 생활언어인 방언을 가꾸고 보존하는 것도 지역 경쟁력 확보의 소중한 길이다.

또한, 우리는 이야기를 통해서 다른 사람들과 경험을 공유하고 그 경험에 대해 어떤 이미지를 부여한다. 이러한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을 스토리텔링이라 하는데 많은 사람들은 러브스토리, 성공스토리, 비하인드스토리에 열광한다.

사람들은 제주도 하면 천혜의 자연환경, 삼다도(三多島), 신화와 전설의 섬, 올레길 등을 연상한다. 얼마전 찾은 올레 7코스의 서귀포 외돌개에는 '대장금'에 나오는 장금이의 모습에 자기 얼굴을 넣어서 사진촬영하게 나무작품이 세워져 있다. 중국 관광객들은 어김없이 그 곳에서 사진을 찍고 간다. 우리는 드라마 '대장금'을 통해 한류 열풍을 경험했던 것을 기억한다. 실제로 조선왕조실록에는 6번밖에 기록되지 않는 장금이의 이야기를 상상력이 뛰어난 작가에 의해 만들어지고 드라마로 제작돼 엄청난 부가가치와 한류의 붐을 일으켰다.

이처럼 문화의 가치가 인정받고 '한류'라는 문화를 통해 국제사회의 주목된 시선을 보면서 문화적 위력이 얼마나 큰 것인가를 실감하고 있다. 이러한 문화적 힘을 갖고 있는 우리 제주도가 꿈과 희망이 공간이 되기 위해서 제주라는 아름다운 이미지에 사람들이 훈훈한 이야기가 담긴 제주도 스토리텔링을 만들어야 한다.

긍정적인 스토리는 사람들에게 '그게 나였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꿈꾸게 만들고, 부정적인 스토리는 '내가 아니길 천만 다행이다' 하고 사람들을 안심하게 만든다. 내가 미담의 주인공이 되고 나의 삶이 성공 스토리가 될 때 제주도 스토리텔링이 만들어지고 지역의 또 하나의 문화콘텐츠가 될 것이다.

이러한 작은 시도로 각 마을별 마을 만들기가 진행됐다. 각 마을마다 스토리를 엮어 마을 문화를 상품화하는 마을만들기는 마을 사람들이 주체가 돼 함께하고 그 마을의 모든 체험을 스토리와 문화로 엮어내고 있다. 최근 들어 문화관광과 마케팅 분야에서 이야기 소재 발굴과 스토리텔링 기법이 중시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래서 마을조사단이 열심히 마을을 돌며 이야기를 찾아내고 지도 위에 표현해 내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마을별 정보를 찾아내기가 쉽지만은 않다. 공항이나 관공서 등에서 배부하는 제주도 지도 뿐만아니라 마을별 체험 정보 등 제주의 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스토리가 있는 제주의 문화지도를 쉽게 찾아볼 수 있기를 바란다. 제주가 갖고 있는 보물들을 어렵게 구석구석 찾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쉽게 찾아 볼수 있는 보물지도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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