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완 수산학 박사·제주도 해양수산연구원

   
 
     
 
우리가 늘 보고 접하는 산과 들에 나무가 자라지 못하고 숲이 사라져 사막화가 된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 아닐수 없다. 인간은 늘 자연과 함께 공생하며 살아가야 하기에 자연 생태계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을 해야 하고 생태계 유지·보존을 위한 노력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최근 기후변화 등으로 인해 자연 생태계 변화가 감지되어 육상의 경우는 전 세계적으로 다각적인 방안 모색하고 있으나, 생물 탄생의 근원지인 바다는 인간이 직접 생활하는 공간이 아니라는 이유에서 관심을 받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바다와 육지가 접하고 있는 연안어장 암초해역에는 1차 생산자인 해조류들이 서식하게 되고, 이 중에서는 단위면적당 생물 생산량이 육상에서 가장 높다고 알려진 열대다우림보다 2~5배가 되는 해조군락이 숲을 이루어 생태계를 유지하게 된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제주도는 이러한 바다숲이 유지되면서 풍부한 자원을 갖고 있었으나, 1990년대부터 갯녹음 현상이 서귀포를 중심으로 한 남부해역에서부터 발생하기 시작해 최근에는 전 연안으로 확산되고 있다.

또한 남방 아열대 해역에 주로 서식하는 분홍멍게, 말미잘류, 거품돌산호가 연안어장 암초역을 잠식하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바다숲이 사라지거나 축소되고 있다. 해조류의 생산량만 보더라도 1990년대에 비해 현저하게 감소해 결과적으로 전복, 오분자기, 소라와 같은 어획자원 감소로 이어지는 현상이 나타날 뿐만 아니라 생태계 평형이 깨지고 있다.

또한 수온상승과 더불어 제주도 연안 암초역에서만 볼 수 있었던 자리돔이 남해안 및 독도 부근까지 이동하고 그 자리에 아열대성 어종이 새롭게 나타나고 있으며 수산자원 산란패턴이 변화하는 등 제주바다 생태계 교란도 감지되고 있다.

우리도의 경우 해양생태계의 근간이 되는 바다숲이 사라지는 주된 원인은 기후변화에 의한 수온상승과 육상으로부터 유입되는 담수 및 토사에 의한 것이라 볼 수 있다.

특히 1980년 이후 경제성장과 함께 해안도로 및 항만 건설 그리고 매립 등으로 인해 조류 방향이 바뀌고 집중호우 시 육상에서의 자정능력이 뒤떨어져 많은 양의 담수 및 토사 등이 마을어장으로 직접 유입되는 바람에 수질환경 등이 악화되면서 해조류 생육에 지장을 주고 있다.

기후변화에 의한 수온상승은 필연적으로 해양생태계의 변화를 동반하게 됨에 따라 어떤 형태로든 피할 수 없겠지만 그렇다고 그대로 방치해 둘 수는 없는 일이다. 따라서 보다 적극적으로 정책적인 관심 아래 연안역 및 육상까지 포함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환경보전, 개선 및 회복계획 수립이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

한 예로 중국은 1987년부터 개혁개방 정책 아래 어업이 급속도로로 신장해 세계 1위의 어업국으로 탈바꿈하게 됐다. 그 원동력은 대련에서 복건성에 이르는 1300㎞에 달하는 해역에 다시마 양식을 통한 인공 바다숲 조성에 있다고 한다.

바다숲은 어업자원을 지속적으로 생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지구가 살아 있는 한 해양생물과 인간과의 공생관계를 돈독하게 유지시켜 줄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일 것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살아 숨쉬는 바다숲을 보배로운 재산으로서 후대에까지 남기기 위해 보호하고 육성해야 할 책임이 있다는 것을 우리 모두가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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