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경희 제주테크노파크 문화콘텐츠부장

   
 
     
 
성공한 문화콘텐츠라고 하면 흔히 영화 '아바타'와 '해리포터', '반지의 제왕' 등을 꼽으며, 엄청난 수익과 부가가치를 창출했다는 것에 주목한다. 그러나, 영화 '아바타'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14년 동안 구상하고, 4년에 걸쳐 완성한 작품이라는 사실과 공식 제작비가 2억 3700만불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듯 하다. '해리포터와 혼혈왕자'도 2억 5,000만불의 제작비가 소요됐다고 한다.

국민적 캐릭터를 넘어 디즈니에서 넘볼 정도로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뽀로로'. 서울산업통상진흥원(SBA)에 따르면 뽀로로의 브랜드 가치는 총 3893억원에 달하며, 디즈니에서는 뽀로로 인수 금액을 1조원을 제시했다고도 한다.

그러나 최근 뽀로로의 제작사인 오콘이 사옥을 짓기위해 은행에 건물을 담보로 290억원을 요청했다가 거절당했다고 한다. 단순히 물건을 생산·제작하던 과거와 달리, 현대는 인간의 감성과 상상력, 창의력이 중심이 되는 문화콘텐츠 산업이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무형의 자산을 바탕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문화콘텐츠 산업은 지역을 발전시킬 수 있는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주목받으면서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제주에서도 1만8000여신에 대한 신화와 함께 해녀·제주어·굿 등 다양한 문화원형을 기반으로 한 문화콘텐츠를 개발하려는 노력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으며, 제주자치도에서도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

제주의 독특한 문화기반의 스토리텔링 공모전 시행이나, 제주 문화상징 선정, 많은 지역축제 개최, 제주어 보존 및 육성 조례 제정 및 콘텐츠화 사업, 문화콘텐츠 개발 지원사업 시행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노력들이 그다지 큰 결실을 맺지 못하고 있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수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지역내의 문화콘텐츠 산업에 대한 이해와 관심, 지속적인 지원 부족도 그중의 하나일 것이다.

중국은 국가주도산업으로 문화콘텐츠를 각 성별로 특화해서 추진하고 있는데, 그 중에 성공을 거둔 콘텐츠로 '인상시리즈'를 들 수 있다. 인상시리즈는 장예모 감독이 지역 소수민족의 문화와 전설을 모티브로 소수민족이 주인공이 된 대형 뮤지컬이다. 그중에 꼽을 수 있는 것으로 윈난성의 '인상리장'이 있다. 이곳은 한 때 차마고도의 중심지였지만 지금은 인상리장으로 다시 한 번 수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 공연에서 특이한 점은 10개의 소수민족이 자기들의 이야기를 직접 보여준다는 것이다. 그래서 관람객은 더 많은 감동을 느끼며 배우들 또한 자긍심이 대단하다고 한다.

일본의 애니메이션 전시회에서는 전시장 입장을 위해 늘어선 입장객들로 만들어진 줄이 컨벤션센터 입구까지 늘어져 있고, 보통 3~4시간을 기다려 전시장에 입장함에도 어느하나 불평하는 사람이 없다.

이 모두가 문화콘텐츠에 대한 이해와 관심, 콘텐츠의 가치를 높이 살 줄 아는 관점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이제 우리도 변해야 한다. 단순히 지역의 전통문화가 많다는 자체가 경쟁력이 될 수는 없다. 수많은 사람에게 이를 알리고 찾아오도록 만들어야 한다.

사람과 자본이 부족한 제주에서 고유한 문화자산을 활용한 문화콘텐츠 산업은 제주의 부(富)를 창출하는 훌륭한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 제주지역 모두의 지속적인 이해와 관심, 지원이 무엇보다 필요한 때이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