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수리 방사탑·고산리 도대불 옛 모습 그대로 간직
지정문화재 등록 추진 등 문화유산 관광자원화 해야

제주의 고유한 문화유산은 잘 가꾸고 보존해 후세에 널리 전해져야 한다.

특히 방사탑과 도대불(등명대·燈明臺)은 타지역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제주 문화유산으로 앞으로 많은 연구와 관광자원으로서의 활용이 필요하다.

이는 제주특별자치도 차원의 행정적 뒷받침은 물론 많은 도민들의 관심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옛 모습 그대로 간직

용수리 방사탑 2기중 숫탑의 모습으로 제주민속자료 제8-8호로 지정돼 있다.  변지철 기자

제주에 있는 많은 문화재들이 훼손과 복원을 반복해 왔지만 그럼에도 옛 모습을 간직한 채 현재까지 명맥을 이어 온 방사탑과 도대불이 있다.

대표적인 예로 제주시 한경면 용수리 포구에 위치한 방사탑과 고산리 자구내 포구에 세워진 도대불을 들 수 있다.

용수리 방사탑은 숫탑과 암탑으로 나뉘며 두 개의 탑 상단부에 새(매)모양의 돌이 하나씩 올려진 모습이다. 마을 사람들은 이 탑을 '매조재기 탑'이라고 부르는데 바다의 재앙은 돌탑이, 공중으로부터의 액은 매가 쪼아 막으라는 뜻으로 풀이된다고 한다.

두 탑 모두 각각 제주민속자료 제8-8호와 제8-9호로 지정돼 현재까지 보존이 잘 돼 있는 상태다.

고산리 도대불은 일제강점기 고산-목포간 화물선의 유도등으로 세워졌으나 차귀도와 와도를 중심으로 바다에 나간 고기잡이배가 무사히 돌아올 수 있도록 불을 밝혔다고 전해진다.

도대불 상단부의 집모양의 등집은 근래에 와서 만들어졌지만 도대불의 모양과 크기 등 여러 면에서 잘 만들어지고 잘 보존된 사례로 꼽힌다.

고산리 도대불은 일제강점기에 세워져 바다에 나간 고기잡이배가 무사히 돌아올 수 있도록 불을 밝혔다고 전해진다.  변지철 기자

△복원시 최대한 자연미 살려야

제주도에는 현재 38기의 방사탑이 남아 있고 이중 17기(제주시 11기·서귀포시6기)가 제주민속자료 제8호로 지정·관리되고 있다.

반면 도대불은 도시·환경계획전문가 이덕희씨가 지은 「제주의 도대불」에 모두 17기의 도대불이 소개돼 있지만 해안도로개설과 방파제 공사 등으로 소실돼 현재는 10~12기 정도가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도대불은 현재 단 1기도 지정문화재로 등록 돼 있지 않아 체계적인 관리와 보존을 위해 주변에서는 하루 빨리 지정문화재 등록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각 지역의 방사탑과 도대불에 얽힌 민담·전설 등을 발굴, 스토리텔링에 의한 새로운 관광문화상품으로 만들어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이어지고 있어 이에 대한 적극적인 검토가 요구되고 있다.

한편 고영철 제주문화유산답사회장은 방사탑과 도대불의 복원과 관련, "되도록 사람의 손으로 다듬은 돌 또는 자연석을 이용해 최대한 자연미를 살려야 한다"며 "기계로 자른 듯 네모반듯한 돌로 이뤄진 복원은 그 가치와 의미가 떨어진다"고 말했다.  변지철 기자 jichul2@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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