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현장] 치솟는 물가 냉랭한 동문시장

▲ 최근 치솟는 물가로 인해 보다 싼 가격에 채소·생선 등을 사기 위해 도민들이 동문시장 등 재래시장으로 향하고 있지만 큰 부담을 느끼고 있고, 상인들도 고물가로 인한 소비위축으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김용현 기자 noltang@jemin.com
최근 물량 급감 채소·생선·육류 등 가격 치솟아 동문시장 등 찬바람
손님들 가격부담 지갑 못열어…상인도 매상 줄어 울상만 더욱 걱정

"조금이라도 싸게 사기 위해 동문시장에 왔는데 부담이 크네요. 채소·과일·생선·육류 모든 생필품 가격이 상승해 지갑을 열기가 주저하게 돼요"

28일 오전 제주시 동문시장. 오랜 비가 그치고 모처럼 맑은 휴일에 상인과 손님들이 흥정하는 모습으로 북적거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다소 냉랭한 분위기였다. 최근 물가가 치솟으면서 손님들이 가계부담은 커졌고, 상인들도 장사가 안 돼 기운이 빠졌기 때문이다.

채소가게에 들른 한 손님들은 예년보다 30%이상 오른 무와 배추가격을 보고 주저하다 다른 가게로 향했고, 무 2개를 사려다 가격표를 보고 하나만 구매하는 손님도 있었다.

수산물가게에서도 손님과 상인들이 워낙 높은 가격이라 제대로 흥정도 하지 못하고, 당초 사려는 마릿수보다 두세 마리를 빼고 구매하는 손님도 많았다.

최근 여름에 육지부에 태풍과 집중호우 등으로 채소와 과일 등의 농작물 피해가 커지면서 물량이 급격히 줄면서 예년보다 채소류 가격이 30% 이상 올랐다고 상인들은 밝히고 있다.

수산물 역시 제주해역 바다저온현상 등으로 고등어나 갈치·옥돔 등의 수산물 어획량도 급격히 감소하면서 가격이 30~40% 급등한 상황이다.

식재료를 사기 위해 동문시장을 찾은 이년자씨(64·여)는 "일반마트보다 가격이 저렴해 동문시장을 찾았지만 배추가격이 며칠 전보다 500원정도 오르는 등 부담이 켜졌다"며 "가격부담에 장보기를 평소보다 3분의 1정도 줄였고, 앞으로 추석이 걱정이다"고 한숨을 내쉈다.

농·수·축산물의 가격은 너무 오르면서 소비는 크게 위축돼 가뜩이나 어려운 재래시장이  더욱 침체되고 있다.

동문시장에서 20년이상 채소가게를 운영하는 고정자씨(61·여)는 "파 한단(1㎏)이  6000~7000원 정도로 예년보다 2000원정도 오르는 등 배추와 감자·오이·고추 등 거의 모든 채소류 가격이 껑충 뛰었다"며 "예년에는 이 시기에 물량이 많았지만 올해는 물량이 매우 적어 가격이 하루하루 뛰고 있다"고 말했다.

30년 넘게 생선가게를 하고 있는 이정희 할머니(74)는 "예년에 10㎏에 25만~30만원하던 갈치가격이 40만원 정도로 올랐고, 고등어와 옥돔 등의 가격도 20~30% 정도 올랐다"며 "너무나 수산물 가격이 오르면서 좀처럼 손님들이 구매하지 않고 있다. 생선은 팔리지 않고, 높은 도매가로 판매가를 내리지도 못해 속상할 뿐이다"고 밝혔다.  

동문시장 상인들은 "재래시장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대부분 서민들로 채소나 생선가격이 몇 백원 올라도 부담스러워 한다"며 "손님들의 가계부담이 크겠지만 상인들도 마진은 그대로인데 치솟은 물가로 인해 판매는 줄어 더욱 힘든 상황이다"고 하소연했다.  김용현 기자 noltang@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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