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드> 해수욕장, 날씨에 ‘울고’ 물가에 ‘실망’

지난 29일 제주시 이호테우해변에서 계절음식점을 운영하는 상인들이 짐을 꾸리고 있다. 변지철 기자

제주도의 여름 해수욕장이 31일을 마지막으로 폐장한다.

행정은 ‘피서철 해변물가 안정관리 대책’을 내놓으며 바가지 근절에 나섰지만 해변을 찾은 피서객들은 여전히 “비싸다”는 불만이 이어졌다.

또한 태풍과 장마 등에도 큰 인명피해 없이 여름이 지나가고 있지만 궂은 날씨로 손님의 발길이 끊긴 계절음식점은 손해가 컸다.

△비싼 물가, 피서객 실망

제주 해변을 찾은 피서객들은 올 여름도 어김없이 바가지요금 등 비싼 물가에 실망했다.

제주시는 샤워장·탈의장 이용료, 파라솔 요금 등 필수 피서용품에 대해 가격조정을 하는 등 지난달 1일부터 ‘피서철 해변물가 안정관리 대책’을 시행해왔다.

하지만 시는 정작 피서객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튜브에 대한 가격 조정을 하지 않아 제주 해변을 찾은 피서객들은 타지역보다 훨씬 비싼 튜브 사용료를 지불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제주시내 해수욕장 튜브 사용료는 1만원(대)·5000원(소)이다.

이는 제주시내 파라솔+돗자리 이용가격 1만원과 같고, 부산시 광안리 튜브 사용료 3000원과 동해안 망상해수욕장 3000원에 비해 3배 이상 비싼 가격이다.

또한 제주시내 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 강모씨(31)는 “해수욕장 주변 상점에서 물 500㎖ 2개와 휴대용 화장지 1개를 샀는데 3500원을 달라했다”며 “일반 가게에서 사더라도 1500원이면 살 수 있는데 이건 너무 바가지”라고 말했다.

 △궂은 날씨, 계절음식점 울상

“말도하기 싫어요. 여름장사 망쳤어요”

태풍과 폭우 등 주말마다 이어진 궂은 날씨로 피서철 대목을 노리던 도내 해수욕장 계절음식점 상인들은 매상을 올리지 못한 채 짐을 꾸렸다.

지난 23일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이 지난해보다 한달이나 일찍 500만명을 넘어섰지만 정작 해변을 찾은 관광객은 지난 28일까지 243만5275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하는데 그쳤다.

특히 제9호 태풍 ‘무이파’를 비롯해 비 날씨가 주말마다 이어졌고 하루에도 수차례 바뀌는 변덕스런 날씨로 인해 해수욕장에 머무르는 시간이 짧아 계절음식점 매출이 큰폭으로 줄어들었다.

제주시 이호테우해변에서 계절음식점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장사가 너무 안 됐어요. 아무리 한철 장사라지만 이렇게 날씨가 도와주지 않으니 속상하다”며 지난 29일 가게를 정리했다. 변지철 기자 jichul2@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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