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600여명 투입 해군 울타리 설치 완료
3명 체포·35명 연행…찬반 기자회견 이어져

공권력이 투입된 강정마을엔 경찰과 주민·평화활동가들이 충돌과 연행, 주민들의 울분이 터져 나왔다.

해군기지 건설 부지인 강정마을에 2일 새벽 공권력이 전격 투입돼 해군기지 건설 공사가 재개됐다.

경찰은 해군측이 2일 해군기지 울타리 펜스 설치를 시작으로 공사를 재개키로 함에 따라 이날 새벽 5시께 경찰기동대 등 13개 중대와 와 여경 2개 부대 등 병력 600여명을 동원, 해군기지 반대 인사들이 모여 있는 중덕삼거리 농성현장을 에워싸 봉쇄했다.

해군은 경찰의 도움으로 굴착기 2대를 공사장으로 들여보내고 작업인부들을 동원, 오전 6시께부터 9시30분께까지 울타리가 설치되지 않았던 중덕삼거리와 강정포구 주변에 총연장 200여m에 철제 펜스와 철조망을 치는 공사를 완료했다.

이 과정에서 주민과 평화운동가 등 100여명이 반발하며 경찰과 2차례 몸싸움을 하며 대치했으며 주민과 평화운동가, 대학생 등 35명(남성 30, 여성 5명)이 연행됐다.

특수공무집행방해혐의 등으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고유기 제주군사기지저지 범도민대책위 집행위원장과 마을 주민 2명(남 1, 여 1명)은 강정문화의 집에서 체포됐다.

이날 오후 4시30분께 해군기지 건설공사 정문 입구에 설치됐던 천막(평화지도소)도 철거되면서 공사방해지장물들은 모두 치워졌다. 하지만 철거과정에서 문정현 신부와 문규현 신부 등 10명이 경찰에 의해 끌려갔다.

강정마을회 조경철 부회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주민과 평화활동가들이 연행됐는데 이는 불법연행"이라며 "울타리 설치가 완료된 만큼 경찰은 이제라도 철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정훈 늘푸른교회 목사는 "내일 문화제는 예정대로 진행된다"며 "펜스와 철조망이 평화의 염원을 막지는 못하며 아름답게 행사를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현장에는 국가인권위원회 조사관 6명이 현장에서 벌어지는 일을 지켜봤다.

제주도의회 의원들과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가 이날 현장을 찾아 경찰력 투입을 규탄하고 공사 중단을 촉구했다.

천주교제주교구장인 강우일 주교도 이날 오후 중덕삼거리를 방문, 평화적인 해결을 요구했다.

지난달 31일 제주지방법원이 공사방해금지 가처분을 고시한데 이어 2일 공사현장을 둘러싸는 펜스설치가 마무리되자 주민들은 울분을 토했다.

한 강정마을주민은 "어제 마을 주민 상당수가 소환장을 받았는데 오늘 새벽 마을에서 사이렌이 울려 가슴이 철렁했다"며 "내 아들 딸들에게 물려줄 마을을 평화롭게 지키려고 하는게 죄냐"고 토로했다.

또다른 주민은 "어떠한 돈 보상도 원하지 않는다"며 "생계를 포기하고 오직 고향마을을 지키기 위해 이렇게 현장에 나와있는 주민들의 마음을 정부와 해군, 경찰이 짓밟고 있다"고 울먹였다. 김석주 기자 김용현 기자 한 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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