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자라는 NIE] <4> 김녕초 6학년 고운반

▲ 제민일보의 다섯 번째 신문활용교육이 7일 김녕초등학교 6학년 고운반 어린이 2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김대생 기자
"신문기사 속 친구의 사연이 참 안타깝네요. 어떻게 하면 도울 수 있을까요?"

강은미 강사(제주대 평생교육원)의 말에 23명의 시선이 한 곳으로 쏠렸다.

추석을 앞두고 엄마와의 추억이 가득한 꼬마인형을 받고 싶다며 편지를 쓰는 조손가정 어린이의 모습이 담긴 기사다.

제민일보의 다섯 번째 신문활용교육(NIE, Newspaper In Education)은 김녕초등학교(교장 송기임) 6학년 고운반 어린이 23명을 대상으로 열렸다.

방금 운동장에서 체육시간을 마치고 돌아온 터라 덥고 짜증날 법도 하지만, 아이들은 이내 집중력을 발휘했다.

이번 NIE교육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신문에서 정보를 찾는 것으로 시작됐지만, 추석을 앞두고 어려운 이웃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도울 방법을 모색하는 특별한 시간이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아이들이 관심을 갖게된 계기는 '할머니와 지내는 명절 쓸쓸해요'라는 제목의 지난 7일자 제민일보 5면 기사였다.

아이들은 기사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명절'이 떨어져 지내던 가족들이 만나 덕담을 나누고 놀이도 함께하는 즐거운 시간이지만, 어떤 친구들에게는 평소보다 더 외로운 시간이라는 사실을 새롭게 깨달았다.

또 이들을 대상으로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제주지역본부가 '한가위 나눔 캠페인'을 통해 관심과 정성을 모으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 김녕초 어린이들이 NIE수업시간에 ‘어려운 이웃과 추석을 함께 합시다’라는 주제로 만든 공익광고.
이야기의 흐름은 자연스레 관심 사각지대에 놓인 친구들을 '어떻게 도울 것인가'로 향했다.

"성금을 모아서 보내줘요" "모두 다 함께 방문해서 외롭지 않게 친구가 되어줘요" "사회복지사가 가서 차례상 차리는 것을 도와줘야 해요" 등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예산낭비하지 말고 나라가 직접 지원에 나서는 '책임감'을 보여줬으면 좋겠어요" 복지정책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젓한' 주장도 나온다.

강은미 강사는 아이들에게 많은 사람들이 이런 사연을 접하고, 안타까움을 공유하며 도울 수 있도록 '어려운 이웃과 추석을 함께 합시다'라는 주제의 공익광고를 만들어보자고 제안했다.

광고에 쓸 소재 역시 신문 속 사진과 글귀였다.

신문기사에서 어려운 이웃의 집을 고쳐주는 사진과 성금을 전달하는 사진들을 하나하나 오려붙이고, 마지막 한 칸은 비워둔 채 '바로 당신!'이라는 글귀로 대신하는 센스를 발휘한 팀이 먼저 눈에 띈다.

해맑게 웃고 있는 보름달 그림과 함께 '보름달 같은 이 명절날, 이 아이를 혼자 두시겠습니까'라는 카피를 단 팀은 문의 전화번호와 함께 '공익광고협의회'라는 타이틀까지 번듯하게 달았다.

김춘남 고운반 담임교사(35)는 "활자에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이 신문속에서 찾은 시사관련 질문을 해 놀란 적이 많다"며 "이번 교육은 특히 전문 강사의 지도로 많은 정보를 얻고, 또 아이들에게 어려운 이웃과 마음을 함께 나누는 특별한 경험이 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성우·한상근 어린이(12)는 "교육을 통해 다양한 내용을 읽고 직접 광고도 만들어보며 신문이 더 친숙하고 재미있게 느껴졌다"며 "그동안의 신문활용교육을 통해 집중력이 높아져 책을 읽을 때에도 끝까지 읽게 돼 성적이 오르기까지 했다"며 NIE교육의 장점을 설명했다.

김봉철 기자 bckim@jemin.com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