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충홍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복지안전위원장

   
 
     
 
요즈음 연동 차 없는 거리를 걷다보면 중국관광객을 쉽게 볼 수 있다. 수치로도 증명된다. 지난 8월31일 현재 제주를 방문한 중국관광객은 32만500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6.9% 증가한 것이다. 상하이-제주 직항노선 취항, 난징 등에서의 전세기노선 활성화 및 크루즈선 입항증가 등 접근성 개선과 관광객 유치를 위한 다양한 활동이 결실을 거두고 있는 것이라고 봐도 될 것이다.

물론 가장 큰 이유는 소득이 늘면서 중국인의 해외 나들이가 폭증하면서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 그만큼 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지난해 이미 해외관광 소비에서 독일·미국·영국과 함께 4대 강국으로 부상했다고 한다. 2015년이면 1억명을 넘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제주는 중국관광객이 가장 선호하는 우리나라 관광지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중국인 관광 상품을 취급하는 국내 여행업체 300여개사를 대상으로 한국관광 실태조사 결과 응답 업체의 81.7%가 제주도를 꼽았다. 중국이 제주총영사관 설치를 한국 정부에 공식 신청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중국 관광객들이 한국을 찾는 목적은 1위가 쇼핑, 2위 자연풍경 감상, 3위 패션·유행 등 세련된 문화, 4위 역사·문화 유적, 5위 저렴한 여행경비 순으로 나타났다. 중국 관광객들은 또 1인당 196만원을 지출했다.

그런데 이 통계를 살펴보면 제주는 실속이 없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중국 관광객들이 한국을 찾는 목적은 1위가 쇼핑인데, 제주는 이를 충족시켜줄 마땅한 쇼핑처가 없다는 것이다. 돈이 되는 중국관광객들이 몰려오는데 팔짱만 끼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백화점 하나 없는 현실은 참으로 안타깝다. 제주를 찾는 중국관광객들을 공략하기 위한 맞춤형 상품개발이 시급하다.

중국관광객들에게 제주관광이 편리하고 쾌적한 것만은 아니다. 중국인 관광객의 불만 1위는 '중국어 안내 표지판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아직도 '바가지'를 씌우는 곳이 있고, '음식이 입에 맞지 않고 양도 작다'는 불만도 제기됐다. 그밖에 비싼 물가와 교통 혼잡, 숙박시설과 서비스의 부족 등도 개선해야 할 과제로 지적됐다. 하루 빨리 고쳐져야 할 것이다.

얼마 전 김포-제주행 비행기를 탑승했는데, 중국관광객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내 안내방송은 영어와 한국어뿐이었다. 제주방문을 환영하고 세계 7대경관 선정에 참여해 달라는 멘트만 있었어도 제주에 대한 인식이 많이 달라졌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크게 남았다.

한국에 대한 우호적 분위기는 한류 열풍 덕이 크다. 한류를 즐길 수 있는 문화상품이나 공연도 이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자연경관과 다른 만족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제주적인 랜드마크도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연동의 차 없는 거리를 중심으로 차이나타운 건설도 생각해 볼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로얄호텔 앞 공영주차장을 확장하여 버스전용 주차공간을 만들 필요성도 대두된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열린 마음이다. 모든 것은 한 사람에서 시작됩니다. 한 사람을 얻으면 천 사람을 얻을 수 있고 한 사람을 잃게 되면 천 사람을 잃게 된다. 중국관광객을 손님으로 맞이하려는 따뜻한 마음이 중국관광객 한사람 한사람의 입에서 1000명, 일만명으로 전달될 때, 중국관광객들은 제주관광의 '1등 고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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