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관홍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위원장

   
 
     
 
관광객 800만 시대가 눈앞이다. 관광객의 증가가 놀랄 정도로 무섭다. 지난 10년간 관광객은 80%나 증가했다. 최근 몇 년간은 관광객 증가비율도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추세라면 1000만 관광객의 메가투어리즘(mega tourism) 제주시대는 예상보다 빨리 찾아올 것이다.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 2명 중 1명이 중국인 관광객이며, 이들의 씀씀이도 과거에 비해 커져가고 있다. 과거 일본에만 집중됐던 해외관광시장이 중국은 물론 동남아의 무슬림 시장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내국인 관광객의 경우도 수학여행이나 단체관광객 비중이 감소하는 반면 소규모 개별관광이 증가하고 방문 목적 또한 다양해지고 있어 제주도 어디서나 누구든지 쉽게 관광객을 만나는 경우가 늘어났다.

현재 관광객 수치통계가 말해주듯 지금까지는 무난히 성장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 이면을 살펴보면 관광객이 증가했다고 혹은 단기간에 관광객 유치목표가 달성됐다고 선진관광지가 저절로 되지는 않는다. 그 수치에 담겨진 진정한 의미를 해석해 전망을 내놓고 이에 대한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렇다면 1000만 제주관광시장의 양적인 성장이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 이는 관광산업이 제주 지역경제의 지주적·선도적 산업으로의 제역할은 물론 국제자유도시 명성에 맞는 선진관광지로서의 한 단계 도약을 의미하는 것이리라.

지금 제주관광은 관광객 수치의 단순 증가가 아닌 그 형태와 내용이 변하고 있다. 하지만 관광객을 맞이하기 위한 숙박·음식·쇼핑·교통·안내·친절서비스 등 전반적인 관광수용태세 여건은 여전히 이러한 수요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는데 둔감하다.

지금까지의 관광정책은 관광객 유치에만 집중돼 왔다. 어떻게 하면 한명이라도 더 제주를 방문하도록 만들것인가에만 모든 예산과 정책이 집중되다보니 막상 제주를 방문한 관광객들을 어떻게 맞이하고 무엇을 보여줄 것인지, 그리고 기꺼이 그들의 지갑을 어떻게 열도록 만들어 지역에서 쓰고 가게 할 것인지 등 제주가 갖는 관광지의 면모를 보여주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이번 여름 휴가철에도 어김없이 항공 좌석난은 물론 몰려드는 중국인 관광객들의 숙박난까지 더해 불친철·계약위반·쇼핑불만족 등의 관광객 불편사항은 어김없이 제기됐으며 이러한 모습이 제주관광의 현 주소이다.

이제 행정은 내부로 눈을 돌려 양적성장이 아닌 질적인 내용을 강화하고 제주관광의 체질개선을 위한 정책발굴에 힘써야 한다. 관광객 증가에 안위하는 것이 아니라 제주경제를 견인할 효자산업으로 관광산업의 구조를 바꾸고 도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그 기반을 다지는 데 주력해야 한다. 

도민들도 마찬가지로 관광객과 관광산업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꿀 때이다. 도민 스스로가 안내자라는 생각, 열린 마음으로 관광객들을 환영하고 기쁘게 맞이하는 친절과 서비스로 무장해 선진관광지의 면모를 보여줘야 할 것이다. 누구라도 찾아오면 환영하고 즐거움과 감동을 주는 세심한 서비스로 방문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때 제주의 관광산업은 성공할 수 있다. 세계적인 관광지는 주민 모두의 열정으로 가꿔진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1000만 관광객의 시대, 메가투어리즘 제주시대는 멀지 않았다. 지금부터 준비를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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