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제주여성영화제 22~25일 도설문대여성문화센터
4개 섹션 32개 작품 상영…감독과의 대화·희망장터 등

▲ 사진 설명-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개막작 ‘헤어드레서’, ‘100개의 다른 코’, ‘피를 나눈 적’, ‘출산공포’, ‘사랑 후에 남겨진 것들’, ‘남자가 역사를 만들었다고?’.
인생은 게임의 연속이다. 승자가 있고 또 패자가 있지만 ‘정정당당’을 부르짖는 스포츠는 더더욱 아니다. 하지만 승리가 결정되는 곳은 정해져 있다. 승리가 이뤄지는 곳은 단 한 곳, 승자의 마음 속 뿐이다. 세상 절대 약자인 ‘여성(女性)’이 부르르 몸을 떤다. 움켜쥔 손이 이내 하얗게 변한다. 그리고 세상에 소리친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

‘여성, 그 분출하는 역전의 힘’을 내건 제12회 제주여성영화제다.

# 여성이 만든 여성들의 이야기

12년째 때로는 불편한, 또 때로는 당연하지만 외면 당해왔던 주제들로 ‘여성’을 이야기했던 제주여성영화제가 올해는 ‘강(强)’을 화두로 던진다.

딱딱하거나 억압적인 것과는 차이가 있는, 그러나 분명하고 냉철한 어조로 ‘살아있음’을 외치게 될 제12회 제주여성영화제(이하 영화제)가 22~25일 제주도설문대여성문화센터에서 열린다.

㈔제주여민회(회장 이경선)과 도설문대여성문화센터(소장 김영윤)가 공동으로 진행하는 이번 영화제는 ‘여전히 불리한 현실 속 조건들을 다양하고 평등한 사회를 향한 변화의 원동력으로 삼고 있는 여성들의 이야기’로 무장을 했다.

어렵다. 조금 쉽게 설명한다면 ‘여성’임을 인정하고 그로부터 자신을 찾아가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얘기다.

영화제 기간 동안 만날 수 있는 작품만 32작품. 애니메이션 13편 등 장르적 특성까지 즐길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개막작(22일 오후 7시30분) 은 도리스 되리 감독의 ‘헤어드레서’(독일·드라마), 폐막작(25일 오후 9시)은 페트리샤 로제마 감독의 ‘밤이 기울면’(캐나다·드라마)다. 각각 여성 자립과 연대, 독립적 존재로서의 여성을 키워드로 한 작품이다.

# 네 개 섹션 그리고…

이번 영화제에 소개되는 작품은 크게 네 개 섹션으로 묶을 수 있다.

△뜨거운 분출-제도·관습적 금기에 대한 질문과 도전 △익숙한 낯섦-현실에 노출되는 문제를 지켜보고 극복하며 껴안는 과정 △소수자의 눈으로 세상을 보다-사회적 소수자들에 대한 관심과 애정 △전쟁과 여성-군사주의·제국주의·가부장제 하 여성의 이중 억압 구조와 현실이다.

알 듯도 모를 듯도 싶은 구분이나 하나하나 작품을 만나가는 과정에서 그 의미를 알아가는 것도 이 영화제에서만 맛볼 수 있는 기쁨이다. 이를 돕기 위해 각각의 작품에 ‘키워드’를 달았다.

예를 들어 전쟁과 여성 섹션 중 안해룡 작가의 다큐멘터리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한국·일본)의 키워드는 ‘재일조선인’과 ‘일본군 위안부’, ‘위안부 재판지원모임’이다. 굳이 줄거리를 나열하지 않아도 어떤 내용인지 가늠이 된다.

# 영화제 그 이상

이번 영화제에는 열린 무대와 열린 광장이 운영돼 스크린만이 아닌 현실에서의 소통을 시도하게 된다.

24일 오후 2시 청소년 교육(‘코피루왁’)과 임신(‘출산공포’), 성형(‘100개의 다른 코’)을 다룬 영화 상영 후 그에 대한 청소년들의 생각을 묻고 듣는 오픈 토크 ‘분출하는 청소년’이 마련된다.

24일 오후 4시 30분 결혼 제도에 대한 도전과 실험을 다룬 다큐멘터리 ‘두개의 선’ 상영에 이어 지민 감독과의 대화의 시간도 준비됐다.

‘철책선 주변의 삶’의 작가이자 감독인 미국의 그윈 컥이 영화제 기간 방문, 관객들과 만나는 특별한 이벤트도 진행된다.

영화제 기간 지역예술인·단체가 허물없이 일반과 부대낄 수 있는 천연염색 체험 ‘자연의 빛으로 풍덩 빠져보자’(24일 오후 1~7시)와 제주여성영화제 발전 기금 모금을 위한 희망장터(22~25일)가 꾸려지고, 영화가 끝난 여운을 함께 달래는 ‘토요일밤의 열기’(25일 마지막회 상영후)가 기다린다.

여성이 마련한 자리에 여성이 우선 참여할 수 있도록 놀이방도 운영한다. 유료(19세 이하 무료). 문의=756-7261, http://jejuwomen.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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