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외고 '호펜' 거리캠페인 펼쳐

수북히 쌓인 학용품은 '중고'에 낡은 것들 뿐이지만 그 안에서 챙긴 것은 넉넉하고 푸짐한 나눔의 힘이었다. 지난 24일 오전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에서 진행된 제주외국어고 '호펜'의 거리캠페인은 그런 마음들로 가득했다.
 
'Hope(희망) And Pen(펜)'을 줄인 호펜은 중고 학용품과 책들을 모아 경제적 여건 때문에 공부를 하지 못하는 개발도상국 아이들에게 전달하는 긍정의 봉사활동이다. 지난해 12월 6호점으로 이름을 올렸을 때까지만 해도 재학생 26명이 전부였지만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이제는 600~700명이 활동하고 있다.
 
이번 캠페인은 중고 학용품 지원에 이어 제3세계 개발도상국 아이들의 학습지원비를 마련해 주기 위해 시작했다. 이른 아침이라 한산했던 분위기는 입소문 등을 듣고 찾아온 사람들로 훈훈해졌다. 도민은 물론이고 제주생활을 하는 외국인들까지 정성을 보탰다.
 
거리캠페인을 지켜보던 홍윤지씨(21·여)는 "생각해보면 고등학교 때 입시경쟁으로 인해 힘들었던 것밖에 기억나지 않는데 어린 학생들이 기특하다"며 "자발적으로 이런 자리를 만들었다고 하니 부끄럽기도 하고 다음에는 꼭 동참하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제주외고 호펜 저장고에는 50~60㎏상당의 학용품과 영문도서가 모여 있으며, 이것들은 호펜 학생들이 새 학용품과 중고 학용품을 각기 선별한 후 새 학용품은 지역아동센터에, 중고 학용품은 개발도상국 어린이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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