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자라는 NIE] <6> 제주서초등학교

▲ 제민일보의 신문활용교육(NIE, Newspaper In Education)이 26일 제주서초등학교 5학년 1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열렸다. 김대생 기자
기사속 정보 재료로 한편의 글 완성
"신문 매일 읽다보면 지역에 대한 관심 커져"

"오늘 용담해안 자전거도로에 관한 기사를 봤다. 자전거도로가 있다고 듣기만 했을뿐, 이용해본 적은 없었다. 간판이 있어 지나가기 힘들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훼손이 심해 누더기가 돼있다는 건 처음 알았다. 별 생각없이 시멘트로 땜질해놓은 도로를 지나다녔는데 기사를 통해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 여기 기사에 나온 결론처럼 빨리 보수해서 관광객과 동네 사람이 많이 이용해서 다시는 유명무실한 자전거도로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제주서초 5학년 1반 신문일기 중)

교실 안에서 신문이 제 역할을 찾았다. 그날그날의 소식을 제공하고 각종 정보를 확인하는 창구로 아이들에게 친숙한 '일기'의 소재가 됐다.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신문과 일기를 만난 아이들의 눈이 빛난다.

26일~27일 이틀에 걸쳐 제주서초등학교(교장 강영구) 3개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실시되는제민일보의 신문활용교육(NIE, Newspaper In Education) 중 첫 시간이 시작된 5학년 1반 어린이들의 표정은 사뭇 진지했다.

▲ 어린이들이 완성한 ‘신문일기’
주제는 '신문일기'다. 신문일기는 생활속에서 일어난 사건들에 대한 생활일기나 책을 읽고 쓰는 독서일기와 달리 신문기사를 다양한 활동의 재료로 삼아 논리적 사고력과 창의력을 키우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또 지역신문의 특성을 살려 매일매일 '우리 동네'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아보고, 비판적 분석과 대안 제시를 통해 지역에 대해 관심을 갖는 계기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번 교육에서는 특히 학교와 가까운 해안도로 문제(10월26일자 2면 기사 '용담해안 자전거도로 유명무실')를 다뤄 그 의미를 더했다.

강은미 NIE강사(제주대 평생교육원)는 정보찾기→기사읽기→내용 파악하기→핵심어 적고 한 문장으로 요약하기→새롭게 알게된 낱말 뜻 알아보기→일기형식으로 소감 적기 등의 과정으로 어린이들이 자연스럽게 신문일기 쓰는 법을 터득할 수 있도록 했다.

먼저 기사를 읽으며 내용을 파악한 뒤,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말을 오른쪽에 적는다. '용담해안 자전거도로' '파손' '지반침하' '유명무실' '땜질식 보수' '누더기 도로' '예산' '정비' 등 핵심어를 적고 나면, 이를 연결해 한 두 문장으로 만들도록 했다.

"용담해안 자전거도로가 파손과 지반침하가 심해 유명무실해졌는데도 땜질식 보수로 누더기도로가 됐어요. 정비가 필요해요" 이미 써놓은 단어를 잇는 것이기 때문에 문장이 막힘없이 술술 나온다. 강사는 이런 과정을 통해 어린이들이 자연스럽게 전체 내용을 요약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유도한다.

기사중 '유명무실' '이면도로' '지장물' 등 어려운 말은 옆에 적어두고 사전이나 인터넷 등을 통해 뜻을 알아낸다. 이처럼 스스로 뜻을 찾게 할 경우, 직접 가르쳐주는 것에 비해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마지막은 기사를 통해 알게된 사실에 자신의 느낌과 생각을 더해 일기를 완성하는 과정이다. 아이들은 글을 써내려가다 곧 신기한 사실을 발견하고 깜짝 놀란다. 평소 일기를 쓸 때는 단 세줄 쓰는 것도 어려웠는데, 이번에는 몇 분 걸리지 않아 하나의 글을 완성한 것이다.

주제에 대한 요점을 파악하고 몰랐던 부분까지 완벽하게 알아낸다면 글 쓰는 일도 생각만큼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한 번의 경험으로 깨닫게 된다.

이은수 어린이는 "전에는 무작정 보기만 해 읽고나서도 무슨 말인지 모를 때가 있었는데, 이번에는 핵심어를 통해 접근하면서 어려운 내용도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며 "또 일기를 쓰면서 한 번더 꼼꼼하게 생각하게 된 점도 새로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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