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순 농업기술원 기술지원국장

   
 
     
 
농촌현장 지도업무를 수행할 때마다 "제주도의 기운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말을 듣는다. 흔히 제주를 '대한민국의 1%'라고 말한다. 그런 제주가 세계최초 UNESCO 자연과학분야 3관왕을 달성했고, 10여일 앞으로 다가온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에 막바지 역량을 모으고 있다.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빠지지 않은 아름다운 섬, 그 자락에 농업이 자리하고 있기에 그 바람은 더욱 큰 것이다.

이러한 시대적 사명을 띠고 농업기술원은 농업인에게 새로운 희망과 긍정의 불씨를 당겨 '작지만 강한 농업 경영체(强小農)'를 만들고자 한다.

제주의 농가는 61%가 1㏊ 미만의 소규모이고, 소득 중 52%가 경영비로 쓰여 진다. 더욱이 고령화, 여성화로 인한 농촌 인력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그러나 위기가 기회라 했던가.

최근 외국 사례를 보더라도 우리 농장 규모보다 140배나 큰 미국도 소농과 신규농을 육성하고 있다. 프랑스는 농업의 다원적 가치를 기반으로 한 차별화된 소규모화를, 독일은 식량을 보장한 문화 휴식공간의 농업으로, 일본은 소위 6차 산업이라는 도농교류의 농업으로 유도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나만의 고유한 제품과 서비스로 소비자를 감동시키고, 규모화에 밀려 주목받지 못했던 '소규모 가족농'에서 제주 농업이 가야할 길을 개척하여야 한다는 명제가 존재한다.

우리나라는 세계 5위의 농업과학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농가에 100% 만족을 주지 못하고 있다. 이에 농업기술원은 농촌진흥청과 손잡고 2015년까지 3000명 강소농 육성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에는 100농가의 '감귤 부농(富農)프로젝트' 사업을 세워 지도함으로써 63농가가 1.6㏊의 감귤원에서 일반농가 보다 2배 많은 1억원의 소득을 올린 바 있고, 1.5배 수준인 8000만원 이상을 올린 농가까지 합치면 77농가가 탄생한 셈이다. 작은 규모이기 때문에 높은 이랑, 물관리, 피복재배 등 10가지 종합기술로 정밀 관리를 했던 것이다.

성공한 기업에서나 위 사례에서 보듯이 꿈과 희망이 있는 제주농업인의 자세와 방법을 제시한다면 'STRONG+α'로 함축하고 싶다. 혼을 담은 장인정신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정신(Spirit), 남보다 앞선 기술과 새기술 도입(Technology), 고객과의 끊임없는 소통(Relationship), 나만의 고유한 제품과 서비스(Origin), 창의적인 시장 개척과 고객 창출(Niche), 성공비법을 주변과 나누는 품목별 연구조직(Group), 그리고 농가와 함께 호흡하는 공직자의 열정과 헌신(α)이 더해진다면 우리 농업의 꿈과 희망은 현실화 될 것이라 믿는다.

제주의 가장 큰 힘은 1차산업을 바탕으로 한 경제구조와 그 농업·농촌이 제공하는 깨끗한 환경과 독특한 문화유산이 '트리플 크라운'으로 인정한 도시라는 것이다. 그래서 도정의 핵심 전략 사업 중 하나인 수출산업에 있어서도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최고이다. 종자산업, 향토자원의 지속적인 발굴 등도 우리가 해야 할 몫이다.

계획하고 실천하는 강소농 육성사업이 성공적으로 수행된다면 전국의 7% 농업 한계를 뛰어 넘는데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다. "세계가 찾는 제주, 세계로 가는 제주"의 꿈이 현실이 되고 미래를 밝혀 줄 것이라 믿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제 세계가 제주로 오고 있음을 감지했다면 나만의 속단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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