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제주청소년문화축제 ‘청소년 최저임금’ 모의 재판
“지킬 것은 지켜야”한 목소리…제주학생역사문화탐방 등

“존경하는 재판장님. 원고는 열심히 일을 했지만 청소년 최저 임금 4320원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금액을 받고 있는데다 밀린 월급을 아직까지 받지 못했음에도 이에 대한 어떤 이유도 제대로 듣지 못하는 등 정서적인 상처까지 받았습니다. 원고에게 최저 임금을 기준으로 지금까지 밀린 일당은 물론이고 정신적인 피해 보상까지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불경기에 실업자자 증가하는 상황에서 최저 임금제를 적용한다는 것은 비현실적인 주장입니다. 피고는 겨우 가게를 운영하고 있고 원고에게 조만간 밀린 임금도 지급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런데 가족처럼 생각하며 지내온 원고가 이렇게 소송을 제기하자 당황했다고 합니다. 원고와의 조정을 희망합니다”

학생 아르바이트와 청소년 최저임금 문제가 법정에 섰다.

기성세대의 시선은 차가웠다. ‘용돈벌이’일 뿐 가족 생계를 부양하는 것도 아니고 세금을 내는 것도 아닌데 최저 임금을 지켜주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청소년들의 생각 역시 생각보다 많이 자랐다. 노동에 대한 공정한 평가와 그에 대한 대가를 요구하는 대신 불성실한 근무 태도에 대한 반성 등 ‘지킬 것은 지켜야 한다’는 의견을 분명히 한다.

지난 5일과 6일 제주학생문화원 등에서 진행된 제8회 제주청소년문화축제 중 청소년 모의재판 풍경이다.

어색한 표정이 역력했지만 자신들이 하고자하는 말과 요구는 분명했다. 조금 더 현실적인 사례를 통해 청소년의 목소리를 전달했으면 하는 아쉬움은 다음 법정으로 넘겨졌지만 학생 아르바이트에 대한 사회의 불편한 시선에 대한 공감을 유도하는 데는 충분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제주지부(지부장 강동수) 주최의 이번 행사는 청소년 모의재판외에도 학생독립운동기념일 기념식과 이를 내용으로 한 기획 작품과 ‘배움, 그 즐거운 희망’ 주제 만화 공모 작품 등을 만날 수 있는 전시회, 제9회 제주중·고등학생 이야기대회 등으로 풍성하게 꾸려졌다.

6일에는 도내 청소년 90여명을 대상으로 4·3역사를 발로 확인하는 제주학생역사문화탐방이 제주시·서귀포시 권역으로 나눠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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