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태 제주발전연구원 초빙연구원

   
 
     
 
마을기업들이 다양한 입소문을 타고 확산되고 있다. 물론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만 확산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고 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가장 적절할지도 모른다. 제주도내 마을기업은 2010년 4개 기업, 2011년 6개 기업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10년 마을기업 가운데 1개 기업이 예비사회적기업으로 발돋움한 성과가 있다.

이러한 상황에 마을기업에 주목해야하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마을기업은 기존의 행정주도로 지역주민의 의견과는 동떨어진 불필요한 사업이 추진되거나 오히려 서비스가 과잉 지원되는 등 탑다운(Top Down)방식이 지니고 있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지역주민의 실질적인 참여를 하는 보톰 업(Bottom Up)방식이기 때문이다. 마을발전이나 마을만들기 사업에 있어 지금까지 주민이 빠져있었다. 생활하고 있는 사람이 보이지 않으니, 마을만들기가 성공할 수 없었던 것이다.

다음으로 마을이 지니고 있는 자원에 주목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역공동체에 산재하고 있는 다양한 특화자원은 마을 주민이 가장 잘 알고 있다. 이러한 자원을 지역 주민이 직접 주도하는 비즈니스 자원으로 활용하여 일자리를 창출하고, 안정적인 소득까지 이끌어내는 일석이조의 비즈니스 모델인 셈이다.

마지막으로 '농업기반'을 토대로 자원을 활용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농촌경영체로서 제주는 마을공동체가 비교적 잘 유지되고 있는 장점이 있다. 마을공동 기금, 마을공동목장,마을 주민들의 자발적인 투자금, 각종 현물 등 공동체를 중심으로 다양한 자원들을 결집할 수 있는 기반이 형성돼 있다는 점이다. 아울러 지역 특산품을 토대로 부족한 시설자금과 운영자금의 경우 정부가 시범사업을 통해 지원하는 지원금으로 충당함으로써 1차 영농, 2차 가공, 3차 도·농직거래와 교육·문화·체험 등이 연결되는 비즈니스 축을 형성하는데 용이하다는 점이다.

그렇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아무리 지원책이 다양하게 마련돼 있어도 지역 주민의 참여가 빠진다면, 지역을 토대로 사업 아이템이 발굴되지 않는다면 마을기업은 발전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사업 유형 역시 지역자원을 활용한 공동체 사업, 친환경·녹색에너지 공동체 사업, 생활지원·복지형 공동체 사업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경력단절 여성들이 만들어낸 서울 엄마들의 교육품앗이 우리동네의 '동네국수'는 지역자원 활용형이다. 대구 달서구 재래시장 택배서비스 '시장부르미' 사업은 생활지원복지형이다. 이들 둘 모두 마을·지역의 현안에서 사업아이템을 선정했다는 장점이 있다.

지금부터라도 지속가능한 마을발전을 위한 마을기업을 만들기 위해 머리를 맞댈 필요가 있다고 본다. 몇몇 활동가가 마을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마을에 살고 있는 우리가 함께 한다는 것이 마을기업을 활성화시키고 이익을 다시 마을로 되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깊어가는 가을, 더불어 사는 행복한 공동체를 위해 우리 모두가 마을기업에 조그마한 관심을 가져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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