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멸 감독 차기작 ‘끝나지 않는 세월’ 두 번째 버전 ‘꿀꿀꿀’ 낙점
동광리 큰넓궤 배경 실화…도민 후원 등으로 영화 제작비 마련키로

아직까지도, 아니 앞으로도 마침표를 찍을 수 없는 제주4·3이 스크린을 수놓는다. 당장은 아니다. 제주 최초 4·3 장편 극영화인 ‘끝나지 않는 세월’(김경률 감독)의 두 번째 버전이 만들어진다.

제주 출신으로 ‘제주’를 탐닉하고 있는 젊은 영화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제주를 알고 제주 안에 사는 사람들이 카메라 앞에 선다. 영화 엔딩 크래딧은 오늘을 사는 ‘우리’의 이름을 위해 비워뒀다. 여기까지 꼬박 6년이 걸렸다.

고 김경률 감독의 정신을 계승하는 두 번째 4·3장편극영화 ‘꿀꿀꿀’의 제작발표회가 25일 오전 10시 제주시 간드락 소극장에서 열린다.

숙명처럼 바통을 이어받은 이는 오 멸 감독이다. 오 감독은 제주 독립 영화의 산 증인이기도 하다. 연극판을 거치며 익힌 현장의 느낌을 가감없이 화면에 옮기는 것으로 대중과 소통한다. 걸쭉한 제주어에 질펀한 일상은 일반의 우려와 달리 통했다. 오 감독의 첫 장편 ‘어이그 저 귓것’은 한일해협영화제 대상·제천국제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을, 두 번째 작품 ‘뽕돌’은 전주국제영화제 무비꼴라쥬상을 받았다. 두 작품은 또 지난 8월 동시에 개봉관에 걸리며 제주 영화의 가능성을 확인시키기도 했다. 세 번째 장편 ‘이어도’도 서울독립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해 있는 상태다.

‘꿀꿀꿀’은 4·3당시 동광리 큰넓궤 동굴로 피해있던 마을주민 수십 명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살기 위해 동굴로 숨을 수밖에 없던 사람들, 그리고 살아남기 위해 처절해야만 했던 삶을 통해 제주의 아픔을 보여준다는 복안이다.

영화의 완성을 위한 도민 후원 창구도 열었다. 도민들의 정성은 전액 영화 제작비로 사용되게 된다. 후원 홈페이지(http://japari.org) 후원 계좌(농협 355-0011-5082-53·예금주 자파리연구소)를 통해 격려의 마음을 전달하면 된다. 후원 문의=010-6708-3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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