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제주사회복지관 4번째 ‘하늘소풍 준비하기’ 마무리
유언장 작성 등 15강좌 통해 ‘의미 있게 사는 삶’ 전해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했던 시인의 말이 스스럼없이 가슴팍을 파고든다.

참가 어르신의 평균 나이 72.8세. 지난 주말 제주특별자치도 평생학습프로그램 지원으로 동제주사회복지관(관장 김경희)가 올해로 4번째 진행된 죽음준비교육 ‘하늘소풍 준비하기’ 수료식에 참가했던 사람들 모두에게 ‘소풍’은 새로운 의미로 전해졌다.

8월 19일 첫 강좌를 시작했을 때만 해도 참가 어르신들이며 가족 모두 반신반의했다. 일부는 ‘일부러 그런 자리를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냐’며 ‘죽음’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기도 했다.

매주 금요일 2시간이란 시간은 말 그대로 소중했다. ‘죽음 또는 다른 삶을 준비하며’ ‘행복한 노년기’ ‘유언장 작성 및 영정사진 촬영’ ‘존엄한 죽음’ ‘웃음치료’까지 15개 강좌가 탈 없이 꾸려졌고 관련된 사람들의 마음이 모두 묵직해졌다.

어르신들의 표정은 갈수록 가벼워졌다. ‘가치 있게 사는 법’은 바이러스보다 더 빨리 퍼졌다.

‘웰다잉(Well-dying)’ ‘해피엔딩(Happy Ending)’ 등 하늘소풍 준비하기 프로그램의 키워드는 특별한 누군가의 몫은 아니었다.

“남은 생을 앉아 기다리지 않겠다.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어르신의 말에 가족들 역시 긍정의 끄덕임으로 화답했다. 한 가족은 “처음 아버지가 유언장을 내밀었을 때는 놀랐지만 지금은 나도 그렇게 남은 시간들을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응원했다.

‘죽음’이란 무거운 단어가 아닌 ‘하늘소풍’은 내년에도 계속 준비된다.

김경희 관장은 “고령화가 정착되고 있는 지역 상황에 이런 프로그램은 노인 보호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계속 확산돼 도내에 웰다잉(Well-dying) 문화가 정착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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