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큰굿 이어 영감놀이 작업 마무리…작업 주체 따라 지원 예산 차이
원형성 확보·기록적 가치·활용도 극대화 위한 구체적 매뉴얼 작성해야

전승자를 정하지 못한 채 보유자가 별세, ‘단절’ 위기에 처했던 도지정무형문화재 2호 영감놀이와 13호 제주큰굿이 디지털 영상으로 재현됐다.

KBS제주방송총국(총국장 김동주)이 제주특별자치도와 함께 도지정무형문화재 13호인 제주큰굿의 아카이브 작업을 마무리한데 이어 제주특별자치도영상위원회의 제2호 영감놀이 디지털 작업이 사실상 끝났다.

도 영상위는 제주무형문화재 영상기록화사업의 일환으로 ‘영감놀이’ 전과정을 디지털 영상에 담았다.

‘영감’이란 도깨비의 제주말인 ‘도채비’를 높여서 부르는 말이다. 영감놀이는 제주의 무당굿 중 놀이굿 하나로 도깨비신에 대한 굿인 동시에 가면놀이다.

일반적인 굿의 형식과 연희적인 놀이의 형식이 혼합된 형태로 풍자와 해학이 넘치는 ‘종합예술’이라는 점에서 민중의식을 엿볼 수 있는가 하면 연극의 시작점을 찾아 볼 수 있는 가면극으로서 그 가치가 높아 해녀노래에 이은 두 번째 도지정무형문화재로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큰굿과 마찬가지로 지정 이후 단 한 차례도 제대로 재현되지 못한 채 보유자가 사망하는 등 단절에 대한 아쉬움이 컸다.

제주큰굿도 규모나 내용 등에 있어 우리나라 굿의 원형이 보존된 보고라고 평가되는데다 사설에 중세어가 포함돼 있는 등 민속학·국문학적 가치 등에 비해 관리가 소홀했다.

이번 작업들을 지켜본 관련 연구자들은 자치단체 차원의 명확한 관리 기준을 요구하고 있다. 실제 예산 지원 항목이 다르기는 하지만 큰 굿과 영감놀이 디지털 아카이브 구축에 도가 지원한 예산만 2배 이상 차이가 난다.

해녀노래도 보유자가 지정돼 있기는 하지만 사실상 정식 음반도 아닌 녹음자료에 의존하고 있고 마을이나 보존회 차원에서 전승되고 있는 전통 문화 역시 ‘원형성’을 보장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자료가 있는 경우도 산발적으로 제각각 작업이 되는가 하면 유형 문화재 등에 비해 작업이 더딘 것이 현실이다.

이들 디지털 아카이브 작업은 시대적 변천을 확인할 수 있는데다 상대적으로 문서 자료가 빈약한 지역 무형 문화유산 관리를 위해 중요성이 높은 만큼 비교적 보유자가 남아있는 상황에 진행하는 것이 사료적 가치가 높고 전승자 지정이나 국가 문화재 추진 등 일련의 작업에서 자료로서 활용도도 높다.

한 관계자는 “유형 자료도 시간이 지나면 변형이 오는데 하물며 사람이 지키는 무형 문화재는 때를 놓치면 되찾을 수 없다”며 “잠깐 관심이 아니라 체계적으로 자료화하는 의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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