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가정위탁지원센터 2012새해맞이 캠프
10대 청소년 주축…장래·가족 고민 등 나눠

“지금은 남들과 다르지만 ‘나’를 위해 최선을 다 할래요”

한창 때인 10대의 부산함에 혼이 반쯤 나간 채 아이들의 소망을 정리하던 제주가정위탁지원센터 관계자들의 마음이 일제히 멈칫한다.

만17살. 대학이란 큰 관문을 앞두고 파란만장한 꿈 이야기를 늘어놓을 나이의 석진이(가명)의 마음 씀씀이에 새해를 맞이하는 순간 눈물부터 훔쳤다.

‘가정’이란 단어의 따뜻함에 목말랐던 석진이는 어느 순간 방황을 했고 그렇게 고등학교를 중퇴했다. 자신 때문에 맘고생을 하는 할머니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하는 대신 올해 운전면허와 중장비기사 자격증 취득을 약속했다. “다른 아이들과는 다른 길을 걸어가고 있지만 그 만큼 더 노력할거예요”.

중학교 1학년 ‘막내’부터 대학 진학으로 이제 ‘가정위탁’이란 끈을 놓게 되는 ‘큰 형’까지 도내 가정위탁 청소년과 자원봉사자 등 50여명이 2011년의 마지막과 2012년의 시작을 함께 했다.

제주가정위탁지원센터(소장 강철남)가 지난 12월 31일과 1일 이틀간 제주시 발리 리조트에서 실시한 ‘2012 새해맞이 캠프-소망 담아 마음 담아 하늘 높이’다.

이번 캠프에서 청소년들은 새해소망을 담은 연을 날리고 임진년 첫 해를 함께 맞이하는 이벤트를 나눴다.

자신들의 의지와 관계없이 일반의 기준과는 많이 다른 ‘가족’ 속에 생활하고 있지만 비슷한 아픔을 아이들을 혈연 이상의 끈끈함으로 묶어준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그냥 형이고 누나, 오빠, 동생으로 희망을 놓지 않고 건강한 사회인으로 성장하기 위해 서로를 다잡았다.

또 다른 이별에 대한 고민도 나눴다. 양 눈의 시력을 잃어가는 할머니의 건강 등 고령의 조부모와 함께 생활하는 아이들의 아픔은 모두의 코끝을 시큰하게 했다.

김미리 팀장은 “비슷한 환경을 가지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을 열고 서로에게 털어놓으며 치유한다”며 “아이들의 소망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지역 사회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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