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가정위탁지원센터 중학생 대상 경제교육 실시
'자립 지원'테마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 진행키로

▲ 제주가정위탁지원센터가 겨울방학을 맞아 10일 중학생을 대상으로 경제교육 ‘혼자서도 Good Buy’를 진행했다. 참가 학생들이 ‘한 해 동안 가장 감사했던 사람을 위한 선물’이란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물건을 고르고 있다.
"무작정 돈 달라고 조르고, 안 준다고 투정을 부리던 것이 얼마나 철없던 행동이었는지 알게 됐어요"

아직 어린 티를 벗지 못한 중학생 30명이 용돈 기입장을 채우느라 한 참 용을 쓴다. 모자란 기억을 더듬으며 몇 번이고 남은 돈을 확인하다 보니 얼굴은 벌겋게 달아오른다. 뿌듯한 기분 끝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 포개진다.

제주가정위탁지원센터(소장 강철남)이 겨울방학을 맞아 10일 진행한 경제교육 '혼자서도 Good Buy'현장 풍경이다.

한국은행 제주본부에서 청소년 수준에 맞는 동영상 강의를 들을 때만 해도 여기 저기 장난도 치고 산만하니 집중하지 않던 아이들이지만 막상 동문재래시장과 지하상가를 돌며 체험활동을 하는 동안은 눈이 반짝인다.

'한 해 동안 가장 감사했던 사람을 위한 선물'이란 미션을 받아들 때만 해도 뭐를 어떻게 할 것인지 다물 새 없었던 입은 이내 꾹 다물어 졌다. '다음을 위한 대비'란 생각보다 무거운 숙제 때문이다. 꼭 필요한 것을 잘 샀는지, 얼마만큼 효율적으로 소비를 했는지 조목조목 살피는 과정 역시 진지하게 진행됐다.

벌써 10년 가까이 자신을 돌봐주고 계신 할머니를 위해 장갑을 준비한 승훈(가명·15)이는 "친구들 사이에 유행하는 옷을 갖고 싶다는 말을 할 때마다 할머니 표정이 어두워지셨던 이유를 알 것만 같다"며 "이번에 배운 대로 돈을 관리해서 편한 새 신발을 사드리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센터 김미리 복지서비스팀장은 "환경적 영향으로 경제관념이 취약한 사례가 많아 별도의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됐다"며 "보통 가정과 달리 일찍 자립해야 하는 만큼 관련 교육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센터는 이번 경제교육 외에도 올 한 해 '자립 지원'을 테마로 위탁가정 아이들이 건강하게 사회에 설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교육할 예정이다. 고 미 기자 popmee@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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