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동취재 2012] 혈세 낭비 수중암초 등표 복구공사(상)

▲ 지난 2010년 서귀포시 대정읍 모슬포 남항 남서쪽 3㎞ 지점의 해상에 설치된 과부탄 등표가 태풍의 영향으로 기울어져 있다.
모슬포 남항 인근 해상 설치 매번 10억대 사업비
수차례 공사로 어민 불편…태풍 감안 보강 절실

선박 안전을 위한 등표 설치 공사가 모슬포 남항(운진항) 인근 해상에서만 3차례나 시행되고 있어 혈세가 낭비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10억원대에 달하는 사업비를 들여 암초지대인 과부탄에 등표 공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태풍 피해로 무용지물이 되면서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특히 조업하는 선박들의 좌초 위험이 큰 만큼 해난사고 방지를 위한 등표 공사가 시공단계부터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같은 공사만 '3번째'
모슬포 남항 인근 해상의 과부탄 등표 공사가 이뤄지는 지점은 각종 어선과 연안화물선이 통항하는 항로상에 위치한 간출암으로, 어장이 좋아 많은 어선들이 주변에서 조업을 하고 있다. 또 연간 2~3건의 선박사고가 발생하는 해난사고 다발지역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부산지방해양항만청 제주해양관리단은 지난 1997년 3월부터 1998년 5월까지 사업비 8억9400만원을 투입, 서귀포시 대정읍 모슬포 남항에서 남서쪽 3km 해상의 수중암초 '과부탄'에 17m 높이의 원통형 콘크리트 구조물의 등표를 설치했다.

그러나 지난 2007년 7월 태풍 '마니'의 영향으로 과부탄 등표가 강풍에 기울어지는 피해를 입어 7100만원의 용역비와 10억5700만원의 사업비를 재투입, 동일 지점에 2009년 4월부터 2010년 8월까지 1차 과부탄 등표 태풍피해 복구공사를 실시했다.

1차 과부탄 등표 태풍피해 복구공사가 완료된 한 달 뒤인 2010년 9월에 태풍 '곤파스'와 '말로'가 강타하면서 또 다시 등표가 기울어지는 피해가 발생, 이후 전도되면서 제주해양관리단은 사업비 11억4400만원과 용역비 5200만원을 들여 지난해 6월부터 2차 과부탄 등표 태풍피해 복구공사를 실시, 현재 진행중인 상태다.

△혈세낭비…선박 좌초위험 커
문제는 같은 공사에 3차례에 걸쳐 30억원대의 예산이 투입, 혈세를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설치한 등표가 태풍에 견디지 못해 수시로 넘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제주해양관리단측은 복구공사 지점이 태풍의 길목에 위치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동일한 상황을 연출, 무리한 공사 추진 논란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주변 해상상황은 물론 태풍 등을 고려, 이를 보강한 설계용역 및 등표 공사가 이뤄져 사고피해를 방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인근 어민들은 "야간 및 만조때 암초 식별이 어려워 사고위험이 높다"며 "같은 지점에서 여러차례 공사가 이뤄지며 어민들만 불편을 겪고 있다"고 성토했다.

제주해양관리단 관계자는 "예측할 수 없는 태풍의 영향으로 피해가 잇따라 발생했다"며 "이번 2차 복구공사는 기존과는 공법을 달리해 안전성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권 기자 hk0828@jemin.com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