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어기획/"어멍아방 영 살았져"](74)제주어로 진찰하기8

▲ "기생충을 박멸하자"(「사진으로 보는 제주역사」)
부치로운 말이우다마는 60년대 제주사름한티 본벵이 하나씩 잇어나신디 그것이 기생충벵이라 낫수다. 소망일이 요새는 생활수준이나 식생활이나 상수도시설이나 주거환경이나 축산여건이 얼매나 좋아졋수가. 생태계도 하영 바꾸아젼 기생충을 옮기는 개체가 줄어드난 우리 고단을 ‘기생충왕국’엔 지는 아니 헴수다. 오널은 그 이약을 으쿠다.

가난곡 서난 집의 빙은 드난 더 서난댄 란게 그때는 막 어려와부난 벵 엇인 사름이 엇어낫수다. 다 벵자고 벵신이고 벵주시고 벵칩입주. 그 고단 사름들한티 붙엉잇인 만성벵을 풍토벵엔 는디, 제주풍토벵의 나가 기생충벵이라 낫수다.

이녁 는 바치 엇이 놈의 번 걸 튿어 먹으멍 사는 사름이 잇입주. 이와 일반으로 우리 피부나 몸 안의 빌붙엉 피와 영양분을 아먹고 의지허연 살멍 하근 벵을 일으키는 버렝이가 잇인디 그것을 ‘기생충’이엔 읍주. 기생충벵에 걸린 사름을 보민, 대개 잘 크질 못곡 빈혈이 있곡, 이울멍 성리곡 착이 되어가 마씀. 구역질도 잘 나곡, 끈끈 베아피 허멍 횃똥을 훌틀 때도 잇곡 포만연 베붕텡이가 될 때도 잇입주. 터럭이 빠지고 피부가 고 건고 몸이 붓곡, 뇌에 들민 헤뜩 자빠지멍 간질벵인가 무치기도 곡, 폐에 들민 숨이 찬 할갈할강멍 지침 객혈이 나 마씀.

기생충에는 하도 종레기가 하우다마는 그냥 기생충엔 민 세포 하나짜리 원충곡 그보다 더 큰 것들을 읍주. 또 냅작 편충과 지렝이 닮은 선충과 잎새기 모양 흡충으로 구분네께. 원충 벵에는 학질·사상충증·이질이 잇곡, 편충에는 조충, 흡충에는 디스토마, 선충에는 구충·요충·회충 따위가 잇어마씀. 요새는 고래회충곡 피부기생충도 널러졋수다. 열대지방 해외여행에서 이상 기생충벵을 올랑오는 사름도 잇어마씀.

학질은 날걸리라고 연 날걸르멍 한기들곡 박박 터는 털러귀엔  벵인디 학질모기로 전염됩주. 각몸살엔  사상충벵도 모기로 전염됩주. 핏증이니 피내림 증세가 잇다간 나중에 수종다리나 코끼리다리가 되어마씀. 개것 굴렁이나 빌레 옹뎅이에 고인 물에 사는 고모리가 도고숲모기엔 는 성충이 뒈연 사상충을 옮깁주. 옛날(1964~1978)에는 하도 널어져 도민의 반쯤은 양성으로 나와 낫수다. 밤 중에만 핏속에 돌아댕기는 사상충 새끼를 벽장에 곱아잇인 모기가 아먹언 옮깁주. 각몸살광 피내림 증세가 일년에 서너번씩 곡 일곱해가 넘어가민 코끼리다리가 됩네께.

이질벵은 뒤틀음, 줴움이엔도 아마씀. 이질아메바가 원인입주. 무지근고 곱똥을 누다가 만성이 뒈연 간이나 북부기 은디에 고름주멩기를 맨듭주. 용천수 내창물 먹는 동네 사름에 4분의 1은 양성이라 낫수다. 온 식구가 이질에 걸린 집도 하낫수다. 이질 걸린 사름 스므사름이민  사름이 간장염에 걸려십주. 술 잘 먹는 서른난 청년, 마흔살 남가 노단착 갈빗대 알이 아프고 열 나곡 박박 털멍 황달기 잇이민 간장염이라 마씀. 솔진 주사기로 팍 질르민 피고름이 콸콸 나왔수다.

촌충을 촌백충(寸白蟲)이엔도 곡 송벡충엔도 는디, 쇠고기민촌충과 돝갈고리촌충 두 가지가 잇어마씀. 우리 창지 소곱의서 냅작고 허영 버렝이가 발이나 되도록 살당 끗댕이  마디씩 밖읏디 떨어졍 나옵주. 국수토막 닮은 버렝이가 이녁냥으로 기어나오기도 곡 벤에 섞엉 나오기도 여마씀. 그 속에 알이 잇인 겁주. 소나 도새기 살에 (낭미충) 들어 있당 궤기 갈를 때 옮기기도 곡, 갈고리촌충은 사람 몸속에 핏줄을 탕 파고들당 ‘유구낭미충증’이 생기기도 여마씀. 1969년 도민의 촌충 양성률은 4.4%(전국 0.7%)엔 디다.

북부기에 디스토마 기생민 폐디스토마(폐토질), 간에 들민 간디스토마(간토질)엔 랏수다. 폐토질에 걸리민 피가래 기침나곡 숨가쁘멍 폐결핵이나 늑막염과 비슷 증상이 나마씀. 민물보말이나 가재나 깅이에 기생충이 잇단 사름티 옮기는 거라 마씀. 1969년까지도 주민 만명에 1000명은 폐디스토마 양성으로 나와낫수다.

▲ 외도동의 쥐잡기(「사진으로 보는 제주역사」)
엿날에는 푸키를 먹단 목고냥이 고 게틀레기(게트름)나멍 구역질에 토곡, 기침이 터지민, 의사 아니라도 “아하, 채독증이로구나” 아났고, 밤중에 아의가 앙작멍 똥고냥이 댄 연 영 보민 진진 허영 버렝이가 옴지락옴지락 여마씀. 그런 건 요충엔 는 겁주. 회충은 게우리, 거수의, 거수에엔 는 건디 때 열 사름에 일곱 답은 걸려낫수다. 회 성 이는 창지 소곱에 충 열댓마리나 살려십주.

요새는  첵 멍 집안에 강셍이 고냉이를 키와노난 ‘인수공통감염증’이라고 회충, 요충, 조충, 간흡충, 비리가 사름이나 짐셍이나 다름이 엇어감수다. 개궤기에는 기생충이 엇일 걸로 아는 사름이 하우다 마는 방에, 고등에, 뭉게, 등내미, 믿바구리에 고래회충이 나와마씀. 로 홰치연 잘못 먹당 위벽을 팡 들어가민 아파그네 누원 둥글멍 반죽어마씀. 내시경으로 그 버렝일 잡아내어야 누깁네께.

또 피부기생충은 비리 곡 늬벵이 잇수다. 진독 종레기입주. 비리는 비리쟁이가 걸리는디, 손거림에 물집나곡 밤에 들구 고, 가축은 도롱이가 되는 전염벵입주. 머리터럭에 쉬쓰는 아이, 눈썹에 랑늬 잇인 사름, 두더니거웃에 늬 올른 어른도 잇수다.

경난 침구, 침실, 욕실, 구둠, 손콥알, 손이나 기물 은 거 게 서. 벡장에 모기 잇인거 다 내좇아불곡 양. 추저분게 살지말앙 집안에 짐셍을 키우질 맙서. 정지, 돔베, 돔베칼, 밥상, 그릇, 살레도 을나위 엇이 곡 반지롱여얍주게. 놈삣닢, 부루, 섭물 은 푸키 밧디 인분비료 헴신디사 키는 흘리는 수도물에 잘 헤웁서. 돗궤기에 들어신가, 바릇궤기에 버렝이가 엇인가 영 헤갈아보멍 때마련을 십서. 두루익은 거, 덜 은 궤기랑 멩심을 십서. 데우칠 정도가 아니라 모큰 아사 마씀. 일단 버문 손으로 음식마련 지 말곡, 아의덜 반 테와줄 때도 이녁 직시를 거쓴 받으렌 말앙 “느 손 씻언디야”곡 평 밥 먹기 전의 손 씻으렌 읍서.

동네서 잔치 때나 식게멩질에 제육젠 돗추렴이나 쇠추렴을 홀 때 봅서. 칼을 질그릇에 바희연 기릿기릿 기려운 디사 간, 베설, 숭, 북부기, 간, 천엽, 붕알, 솔뒤, 이자, 지레, 항정, 꼴랑지 궤깃점을 착 근차당 소곰에 톡 찍엉 먹어마씀. 새끼 벤 돗이민 돗새끼회도 영 먹곡, 이나 오리 잡을 때도 멀터거리를  걸로 술안쥐허염주마는 그거 위생에 좋질 아니여 마씀.

정력에 좋댄민 사름들이 려드니 큰일이우다. 민물괴기, 개비, 멘주기, 독다귀, 베염, 민물보말, 가제, 가제새위, 깅이, 터럭깅이, 두테비, 멩꽁이, 베염, 하막(베붉은개비), 굼벵이, 굴, 셍이, 노리, 육회, 개고기, 말축 이런 것들에 기생충이 다 잇이난 멩심서. 동네 일이 잇언 추렴젠 민 서툰바치한티 칼을 주지 말곡, 능숙 푸주완이한티 옵센연 잡아먹거나, 무판칩의서 정결 것을 사다간 제물로 쓰십서.

글 김정택 수필가·세종의원 원장·㈔제주어보전회 이사

㈔제주어보전회(www.jejueo.com) 제공

 

 

 

●고단 : 고장

●개궤기 : 바닷물고기

●거쓴 : 얼른

●멘주기 : 올챙이

●무판칩 : 쇠고기·돼지고기 따위를 파는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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